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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매물 홍수사태 가격하락 가속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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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동산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매물이 넘쳐나고 있지만 매기 (買氣)가 거의 실종돼 가격 하락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분당.일산등 신도시에는 1~3년전에 완공한 상가주택 5백여동이 매물로 나와 있고 서울강남 일대에도 원룸주택 1백여가구가 임자를 기다리고 있다.

매물 홍수로 가격도 많이 떨어져 서울역삼동 N원룸주택 (12가구) 은 건축원가 9억원보다 1억원이 싼 8억원에 나와있는등 전반적으로 10~20%정도 내렸다.

침체 분위기는 기존 아파트시장에까지 미쳐 이사철 성수기를 맞아 강보합세를 보였던 분당.일산 신도시 아파트값도 약보합세로 돌아섰고 거래도 거의 중단됐다.

분당의 경우 매물로 나온 2만5천여건의 아파트중 중복매물을 제외하면 6천5백여건이 실제 시장에 나도는 것으로 중개업계는 추산한다.

이는 분당 전체 아파트의 10%에 가까운 물량이다.

일산 역시 아파트.토지.상가등 부동산매물이 올봄보다 10%정도 늘어난 2만5천여건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땅투자의 대명사격이었던 수도권 도로변 준농림지도 최근 정부의 규제강화로 5백여건의 매물이 나와 있지만 찾는 사람이 드물어 가격이 10~15%정도 내렸다.

공매.법원경매 부동산도 크게 증가해 성업공사 공매물건은 8월말 현재 6천7백42건 (8천6백35억원) 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금액대비 20% 늘어난 반면 팔린 물건은 3천8백7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14% 줄었다.

경매부동산도 수도권의 경우 8월 현재 4만9천6백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정도 늘었다.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10조원대의 기업 부동산이 가뜩이나 불안한 투자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있는데다 최근 들어 원룸.상가주택.준농림지등 소규모 투자형 부동산까지 가세해 부동산 경기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는 탓이다.

현재 시장에 나온 상가.원룸주택.빌라.소형 임대빌딩등 개인 투자형 부동산 매물은 서울과 분당.일산 신도시 지역만도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여기다 농사를 짓지 않아 행정기관으로부터 강제처분 명령을 받은 농지가 쏟아져 나올 경우 부동산 매물은 기존 기업 부동산을 포함, 총 30조원 수준을 웃돌 것으로 부동산 중개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정진우 (鄭鎭宇) 한국부동산문제연구소장은 "경제가 침체되면 부동산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면서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심각한 자산 디플레이션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고 경고했다.

최영진.손용태.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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