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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서소문 중앙일보 건너편 '용인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직장생활 경력이 많아 외식을 많이한 사람일수록 점심시간마다 찾게 되는 곳은 '음식점 티 안나는 음식점' .그렇게 집에서 먹는 듯한 분위기와 푸근한 맛으로 서소문 중앙일보사 건너편 의주로 길가에서만 20여년 터줏대감노릇을 해온 '밥집' 이 있다.

동태찌개.돼지고기찌개 전문 '용인집' 이 바로 그곳. "지난 6월에 큰 길가에 있던 오랜 터전이 재개발로 헐렸어요. 이제 나이도 먹었으니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두달정도 집에서 쉬려니까 매일 내집을 찾던 중앙일보와 경찰청 식구들이 뭘 먹고 지내나 걱정이 되더라구요. " 이제 반 (半) 중앙일보.반경찰식구가 된 공석례 (孔錫禮.67) 할머니는 결국 딸들의 도움을 얻어 지난 9월1일 근처 골목안에 다시 가게문을 열었다.

얼큰한 찌개들은 그맛 그대로지만 새 탁자들로 한결 깨끗해진 실내분위기는 옛단골들로부터 '용인프라자가 됐다' 는 농담을 들을 정도. 무엇보다 이집 동태찌개는 싱싱한 오징어와 게등 다른 해물들을 함께 넣어 국물이 시원하고도 감칠맛 난다.

생선을 싫어하는 이도 무심코 다시 수저를 대기 십상. 돼지고기찌개도 고기의 양을 넉넉히 하고 호박.감자등 야채를 넣고 얼큰하게 끓여 땀흘리며 먹기 좋아하는 우리나라 남자들 입맛에 잘 맞는다.

콩나물무침.감자조림.자반구이등 반찬류도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같은 맛깔스러움과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내집같이 드나드는' 손님들을 위해 1~2가지씩은 매일 바꿔 낸다고. 안주용 돼지갈비는 기름을 일일이 다 떼어내고 연탄불에 구워 숯불구이 맛을 냈었는데,가스렌지에 굽는 요즘에도 질좋은 고기와 간장양념맛 때문인지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찾는단다.

사실 새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메뉴들을 아예 바꿔볼 생각도 있었지만 단골들 성화 때문에 녹두부침을 새메뉴로 하나 추가했을 뿐이다.

식사시간대엔 손님이 직접 동동주와 술잔 정도는 꺼내와야할 만큼 서비스는 떨어지는 편. 워낙 음식값이 서민적이다보니 10여년간 같이 일해온 아주머니 외에는 따로 사람을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음식은 정성 맛' 이라는 용인집 할머니의 구부정한 허리를 보며 느끼는 정겨움이 이집의 매력이다.

<메 모>

▶서울중구순화동 (대표 공석례, 02 - 775 - 2430) ▶메뉴 = 동태.돼지고기.오징어.김치.된장찌개류4천원, 돼지갈비 (2백g).보쌈.홍어회.쭈꾸미6천원, 북어찜5천원, 녹두부침4천원, 모듬전3천원

▶영업시간 = 오전11시반~오후10시

▶규모 = 총56석

▶주차 및 신용카드사용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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