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공판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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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현철 (金賢哲) 피고인은 22일 오후 공판 말미에 진행된 7분간의 최후진술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다 '아버지' 를 언급할 때마다 감정이 복받쳐오르는듯 수차례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현철씨는 "대통령 아들이 법정에 서게 돼 아버님과 여러분들께 누를 끼친데 대해" 라고 말하다 목이 메어 한동안 침묵. 그는 이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겨우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라고 말했으나 또다시 말을 잇지 못했다.

현철씨는 이어 "5개월의 수감생활은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과 시련이었지만 지난 삶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고 술회한 뒤 자신의 혐의에 대한 소명 (?) 을 시작. 그는 "각종 개혁조치를 진행하며 노심초사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자식된 도리로서 (또다시 울먹임) 도와드리기 위해 선배.친구들의 지원을 받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고 주장. 현철씨는 "동기가 아무리 순수해도 대통령의 아들로서 돈을 받아 활동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며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 는 말로 최후진술을 마감.

*…이에 앞서 현철씨는 건강한 모습으로 법정에 들어서 방청석과 변호인석.검찰쪽을 향해 90도로 깍듯이 인사하는등 여유. 그러나 '징역 7년' 이라는 이훈규 (李勳圭) 대검 중수1과장의 구형이 떨어지는 순간에는 고개를 푹 숙이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는 모습.

*…현철씨 변호인인 여상규 (余尙奎) 변호사는 A4용지 3백23쪽에 달하는 변론서를 3시간에 걸쳐 열독. 余변호사가 "토씨 하나하나까지 밤을 새워가며 검토해 만들었다" 며 현철씨의 무죄를 거듭 주장한 뒤 변론을 마치자 방청석 일부에서 박수가 터져나와 재판부가 방청객 2명을 퇴정시켰다.

*…구형량에 대해 余변호사는 "5년이상인 법정형량으로 보면 중형은 아니다.

사안이 중하지 않다는 사실을 검찰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 이라고 분석했으나 검찰은 "적정한 형량" 이라고만 언급. 김정욱.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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