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60주기 맞아 '원본 전집' 보정판 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소설 '동백꽃' 의 작가 김유정은 1937년 스물아홉의 나이에 작고했다.

한달뒤인 4월17일 스물일곱의 이상 (李箱) 이 세상을 떠나자 문단은 합동추도식을 지냈으며 우리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둘의 요절에 대해 문학평론가 백철은 '문학의 죽음' 이라고 애도했다.

올해로 60주기가 되는 유정의 죽음을 맞아 전신재교수 (한림대.국문학)가 '원본 김유정전집' 을 펴냈다 (강刊) .10년전 김유정 사후 50주기를 맞아 한림대출판부에서 발간한 바 있는 '원본 김유정전집' 의 보정판인 이전집은 초판본에 빠져있던 작가에 대한 주요 설문들을 찾아내 보충했으며 1백50여개의 어휘 색인을 첨가는 등 내용을 대폭 보강, 국문학 연구자들 사이에 원전출판의 한 전범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 전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작가의 언어와 정서를 조금도 다치지 않고 원래 모습 그대로 보존하려는 전교수의 세심한 노력이다.

흔히 유정을 가리켜 향토적 작가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향토적이라는 추상적인 언어로 그의 작품세계 전체를 재단해 버리고 마는 것이 우리의 관례. 특히 유정문학의 우수성은 생동하는 언어에 있는 만큼 그 언어를 현대 표준어로 바꾸면 작품의 생명을 죽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는게 전교수의 주장이다.

김유정의 소설에서 우리가 들여다보는 것은 한국인의 본연적 자아다.

그것은 우리의 이상적 자아도 현실적 자아도 아닌 바로 본래적 자아다.

'원본 김유정전집' 에 수록된 '동백꽃' 등 30여 단편소설과 '닙히 푸르러 가시든 님이' 등 수필 10여편, '문단에 올리는 말슴' 등 작가의 편지속에서 독자는 그것이 대견하든 부끄럽든 샘에 고스란히 비친 우리의 삶의 모습을 발견할수 있을 것이다.

최성애 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