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봤습니다] 닛산 알티마, 잘 달리고 돌고 서고 … 기본에 충실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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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일본 닛산의 간판 모델인 알티마(사진)는 미국시장에서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현대차 쏘나타와 함께 중형차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캠리 43만6000대 ▶어코드 37만2000대 ▶알티마 26만9000대 ▶쏘나타 11만7000대가 팔렸다. 이들 차종은 모두 전륜구동에 대량판매를 목표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알티마는 강력한 성능과 넓은 실내공간으로 차별화한다. 미국 중형차시장에서 경쟁하는 4개중 유일하게 연비효율이 좋은 무단변속기(CVT)를 사용한다. 이런 점에서 국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차다. 지난달 닛산코리아가 국내에 시판한 알티마는 스포츠 세단을 표방한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자동차의 기본기를 제대로 갖춘 차다. 이 차는 르노삼성이 판매하는 SM7과 기본 차체(D플랫폼)를 함께 쓴다. 이런 차체 공유는 비용절감을 위해 세계 자동차 업계의 패션처럼 자리 잡은 현상이다. 일본이 아니라 미국 미시시피주 캔톤 공장에서 생산된다. 외관 디자인은 날카롭게 파고 들어간 헤드램프가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넓은 실내공간을 추구하다 보니 헤드램프와 후면 램프 이외에는 강한 디자인 포인트를 주기 어려웠던 듯하다. 옆 모습은 다이내믹한 선들이 이어져 중형차 이상으로 크게 보이게 한다.

실내 내장재는 국산차 수준이지만 디자인은 탁 트여 시원하다. 경쟁차 대비 가장 뛰어난 것은 보스(BOSE) 스피커다. 9개의 스피커는 웅장한 음감을 자랑한다. 자동차를 탈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오디오 아닌가! 내장은 미국 사양 그대로다. 음료수를 넣을 수 있는 9개의 컵 홀더는 편리하지만 오디오용 카세트 테이프 장치는 한국에는 전혀 맞지 않는다.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양이다. 가운데 소품 박스는 용량은 엄청나다. 넷북 크기의 노트북은 간단히 넣을 수 있다. 트렁크(433L)도 골프백 4개는 충분히 들어간다. 시동을 걸면 닛산 특유의 ‘위잉’하는 엔진음이 살짝 들려온다. 계기판이 오렌지색으로 변한다. 승차감은 인피니티보다는 부드럽지만 그렇다고 코너링이 뒤처지는 것은 아니다. 패밀리 세단답게 넉넉한 공간에 잘 달려준다. 3.5L 엔진은 최고 271마력을 낸다. 이 엔진은 미국 조사기관인 워즈가 선정한 ‘세계 10대 엔진’에 14년 연속 수상했다. 인피니티 M35에도 달려 있다. 변속기는 전자제어 CVT로 6단 수동으로도 바꿔 쓸 수 있다. 그동안 단점으로 꼽혔던 변속 소음을 거의 완벽하게 해결해 기존 6단 자동변속기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연비는 9.7km/L. 가격은 3980만원.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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