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대학경쟁력 제고위해 행정직 교수제 도입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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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요즘 한국과 일본에는 그 어느 때보다 변화와 개혁에 대한 파고가 높게 일고 있다.

최근 필자는 일본의 경단련.경제홍보센터와 미국 전국대학 경영학 인준협의회 (AACSB)가 초청한 미국 교수및 학장들로 구성된 선발단의 일원으로 일본의 기업및 대학을 시찰하고 한국을 잠시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교육개혁의 예를 든다면 대학의 세계화.국제화의 경우 교토 (京都)에 있는 릿슈메이칸 대학의 방향설정이 인상적이었다.

미국및 서구대학에 갈 아시아.태평양권의 학생들을 흡수해 21세기에 대비한 미국적 교육과 동양적 교육을 절충한 국제적 대학을 설치할 예정으로 있었다.

이런 발상이 한국의 대학에도 요구된다고 본다.

미국 대학과 비교해 볼 때 한국 대학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교수평가제도 등 여러가지가 필요하지만 다음의 몇가지 요소들이 시급히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대학교수와 대학행정가는 엄연히 구별돼야 한다.

미국의 경우 대학행정직은 교수와는 가는 길이 다르다.

대학행정직 (총장.학장 등)에 관심이 있는 교수는 연구실적이나 강의보다 행정및 대학기금 조성능력을 중요시하며 이런 적성에 적합하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택한다.

한국처럼 일정기간마다 돌아가면서 하는 보직이나 교수들이 선거로 선출한 보직과는 차이가 있다.

교수는 강의.연구와 대학을 위한 봉사에 전념해야 하며 행정직 교수는 기금마련 방안을 열심히 제안하고 실행하며 성과와 업적에 따라 상위직위에 도전하며 모든 업적평가에 대해 문책과 성과급이 따른다.

둘째, 교수들의 연구 인프라구조가 쇄신돼야 한다.

미국 대학과 교수연구실에 비해 한국 대학의 교수연구실이 일반적으로 크다고 본다.

즉 한국 대학의 연구실은 그 자체의 고유기능 (학생상담.강의및 연구준비) 보다 사교및 접대기능까지 포함돼 있다.

미국 대학의 경우 부속실 (복사실.회의실.조교실 등) 과 교수라운지의 기능.역할이 분명해 연구와 강의준비 기능을 수행하는데 있어 방해받는 일이 적다고 할 수 있다.

셋째, 대학인은 변화에 민감해야 하며 변화를 생활화해야 한다.

현재 미국 대학의 경우 학생들에게 인터넷을 통해 과제물을 배부하고 제출받으며 교과과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아울러 새로운 교과과정을 도입하고 교수들의 학술회의 논문 등이 전자우편으로 제출, 심사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변화에 대해 대학인들이 스스로 부단히 노력하며 경쟁력을 기르기 위한 단련을 거부하지 않는다.

특히 한국에서는 대학생들의 취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학점이 주어지는 기업및 공공기관의 인턴십 제도의 활용 등이 절실히 요망된다.

이러한 다양하고도 창의적인 방법이 많이 개발돼 끊임없는 변화와 개혁을 통해 21세기 환태평양 인재양성에 한국이 국제적 교육의 중심지로 부상하길 기대한다.

심정필 미국 미시시피대교수,경영정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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