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 만경지역 허수아비 없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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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농촌지역의 가을을 상징하는 허수아비. 4~5년전만해도 해마다 이맘때면 황금물결이 넘실대는 농촌 들녘 어딜가나 논과밭 여기저기에 헌옷을 입고 우뚝 서있는 허수아비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농촌인구가 줄어 일손이 부족하고 새와 산짐승등을 쫓는데 효과가 없자 농민들이 카바이트 총 등을 사용해 이제는 농촌 들녘에서 허수아비를 찾아보는 것은 힘들게 돼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실정이다.

국내 최대 평야지역인 김제 만경지역의 경우 4년전만해도 1천2백여평의 논 한필지에 5~6개의 허수아비가 세워져 있었으나 지금은 단 하나도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는 김제 만경평야뿐만 아니라 전북도내 어느 농촌을 둘러보아도 마찬가지다.

일부 산간지역이나 조생종 벼를 심은 논에서 가끔 구경할 수 있을 정도다.

농민들은 허수아비 대신 카바이트의 가스를 발생시킨 뒤 불을 붙여 '꽝' 하는 폭음을 내는 양철카바이트 총을 사용, 새를 쫓고 있어 농촌에 가면 이 폭발음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또한 햇빛에 반사되는 반사필름도 농민들이 새를 쫓는 도구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전북도농촌진흥원 관계자는 "90년대 초부터 농촌들녘에서 허수아비가 줄어들기 시작해 지금은 농민들이 허수아비 곁에서 새를 쫓는 추억어린 풍경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고 말했다.

전주 =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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