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환율 속속 유입 외화자금난 숨통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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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금융기관들이 겪고 있는 외화자금난에 숨통이 트이는 것일까. 기아사태 이후 외화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금융기관들은 산업은행의 대규모 차입과 유럽계 은행의 대규모 자금공급 약속에 적지 않는 기대를 걸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11일 미국 뉴욕에서 차입한 15억달러의 자금이 17일 국내로 유입됨에 따라 이 자금을 국내외환시장에 풀기 시작했다.

산업은행은 우선 한국은행이 예치해준 외화자금중 5억달러를 상환했고 5억달러는 시중은행에 다음달 초까지 일단 빌려주었다.

나머지 5억달러는 차입금상환이나 기업의 해외추자자금 지원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또 유럽의 대형 투자은행인 SBC워버그은행도 빠르면 다음달 초부터 10억달러 내외를 최소 3개월간 빌려줄 계획을 세우고 국내금융기관들과 접촉을 시작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국내외환시장에서 하루평균 부족자금 규모는 30억달러 내외" 라고 추정하고 "산업은행과 SBC워버그은행의 자금이 풀릴 경우 단기유동성은 상당부분 개선될 것" 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함께 해외투자자들의 한국물에 대한 관심도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지난 11일 산업은행의 해외차입 성공이후 주요국책 은행들이 발행한 채권가격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고 밝혔다.

실제로 산업은행등 주요 국책은행들이 발행한 채권가격은 지난 8월말 이후 최근까지 15%정도가 올라 있다.

그러나 일본계를 포함한 대부분 금융기관들의 한국금융기관에 대한 평가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특히 해외자산 규모가 2백억달러에 달하는 종금사들이 겪는 외화자금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와관련 재경원 관계자는 "종금사에 대한 특융은 해외시장 에서의 신용도를 겨냥한 것인 만큼 특융이 실시되면 이들의 차입여건도 나아질 것" 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당초 예정보다 많은 금액을 큰 무리 없이 빌릴수 있을 만큼 해외투자자들이 한국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면서 "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외국은행들도 한국금융기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하게 될 것" 으로 전망했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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