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네이멍구 사막에 ‘경기도 숲’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쿠부치(庫布齋) 사막은 우리나라 황사 피해의 발원지다. 한국으로 오는 황사의 40%는 쿠부치 등 네이멍구 사막에서 밀려든다. 고비사막의 황사는 20% 정도를 차지한다. 봄철 편서풍이 불면 네이멍구 황사는 하루 만에 한국에 도착한다. 한반도와 중국 동부의 3억 인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주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경기도가 네이멍구 황사 방지 차원에서 쿠부치 사막에 숲을 조성하는 사업에 나선다. 이를 위해 안양호 행정1부지사를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보내 6일 중화전국청년연합회와 ‘경기도 녹색생태원 조성’ 계획을 논의한다.

생태원 조성은 지난해 3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베이징 방문 때 도가 제의했다. 올해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매년 50㏊씩 모두 250㏊ 규모로 꾸민다는 방안이다. 사업비 10억원은 도가 해마다 2억원씩 (사)미래숲(대표 권병현 전 주중대사)을 통해 지원한다. 미래숲은 2002년부터 중국의 사막 녹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생태원에는 황폐한 현지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신장 백양나무와 사류(사막 버드나무), 황철나무, 골담초(갈잎떨기나무) 등이 식재된다.이들 나무는 완전히 자랐을 때 키가 30m, 굵기가 1m에 달하는 등 생장이 빠르다. 나무에 물을 주는 시설도 설치된다.

도는 4월 대학생 등이 참여하는 기공식을 갖고 조성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안양호 부지사는 “우리나라는 1년 동안 황사로 인해 7조원에 달하는 경제적·환경적 피해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쿠부치 사막 안에는 산림청과 국내 민간기업 등이 녹지 446㏊를 조성했다. 국제적으로 조성된 녹지는 9200여㏊에 달한다. 미래숲은 민간기업과 함께 2006년부터 녹색장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1년까지 모두 5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그동안 산림청·대한항공·SK 방풍림, 2007년 미스코리아 후보가 방품림을 조성했다. 영남대는 여름 방학을 이용해 교수·학생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을 네이멍구에 보내 나무 심기 등 ‘생명의 숲’ 가꾸기에 나선다.

권병현 대표는 “쿠부치 사막에는 불과 50년 전만 해도 양들이 풀을 뜯던 초원이 있었다”며 “나무를 심어 사막화 속도를 늦추고 숲을 복원해 생태계를 되살려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진 기자

◆쿠부치 사막=몽골어로 활시위 모양의 사막을 뜻한다. 베이징에서 서쪽으로 2000㎞ 정도 떨어졌다. 면적은 남한의 5분의 1 정도인 1만8600㎢다. 모래 사막이 61%이고 나머지는 자갈 또는 흙먼지로 이뤄져 있다. 쿠부치 사막 인근의 네이멍구 자치구의 다른 사막과 합쳐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큰 사막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