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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주씨가 진술한 나리양 유괴살인…5백만원 빚 갚으려 범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朴초롱초롱빛나리 (8) 양을 유괴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현주 (全賢珠.28.여) 씨는 17일 공개된 자필진술서를 통해 "계획적으로 나리에게 접근한 것은 아니지만 의외로 잘 따라 돈 욕심에 유괴하게 됐다" 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全씨는 "나리가 수면제를 먹고서도 자주 깨어나 소리를 마구 질러 목졸라 죽였고 가족들에게 미안해 검거 직후 마치 공범이 있는 것처럼 말했다" 고 진술하기도 했다.

다음은 全씨의 진술서 요약.

◇ 범행 동기 =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중 친정어머니가 갚아주고서도 남은 3백70여만원과 신용카드 청구대금 1백만원등 5백여만원의 빚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나리양을 미끼로 돈을 뜯어내 빚을 갚으려 했다.

◇ 유괴.살해 = 지난달 30일 오후 고속버스터미널 상가에 임산부용 옷을 사러 갔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 친정으로 가던중 나리를 만났다.

나리의 학원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려 "놀러 가자" 고 유인, 좌석버스와 지하철.택시등을 갈아타고 오후5시쯤 극단 사무실에 도착했다.

나리 집에 전화를 건 다음 수면제와 청색테이프를 구입, 9시쯤 배가 고프다고 보채는 나리에게 수면제 두알을 먹였다.

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팔.다리를 묶고 입에 청테이프를 붙였는데도 자꾸 움직이면서 풀어달라고 해 목졸라 살해하고 31일 오전2시쯤 시신을 사무실에 남겨두고 귀가했다.

◇ 도피 = 31일 오후3시쯤 명동 전철역 부근에서 나리 집에 두번째 협박전화를 걸고 친구들과 식사를 했다.

S커피숍에서 나리 집에 2천만원을 요구하는 세번째 전화를 한 직후 경찰 검문을 받았다.

1일에는 서울가양동.일산 등지를 무작정 배회하다 오후7시쯤 살해현장에 혼자 도착, 시체를 배낭에 넣어두고 나왔다.

언론보도를 통해 나리양 실종사건을 접하고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렸다.

9일에는 친정어머니가 "네가 범인이면 함께 죽자" 고 말해 10일 자살하기 위해 살충제를 산 뒤 불광동 여관에 투숙해 하루를 보냈다.

◇ 검거 = 11일 오전 친정어머니와 남편에게 전화로 범행을 고백한 뒤 종로.대학로등을 돌아다니다 자살할 생각으로 12일 새벽 신림동 G여관에 투숙했다.

이날 오전8시30분쯤 형사들이 들이닥쳐 붙잡혔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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