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이인제 지사 출마' 놓고 분주한 표 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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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야3당은 이인제 경기지사 출마를 반기면서도 대선판도 변화에 따른 득실계산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20~25%대의 지지율을 보이는 李지사가 여당이라는 울타리를 떠나 독자화를 감행한데 대한 전망은 크게 엇갈렸다.

경선불복이 도덕성과 참신성의 훼손으로 이어져 '거품' 이 빠져 결국 지지도가 하락할 것이란 시각과 함께 이같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영남및 수도권에서 비교적 안정적 기반을 갖고 있어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뒤섞였다.

국민회의는 사상 초유의 여권 분열이란 점에 기대를 보였다.

야권 단일화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고 풀이했다.

이종찬 (李鍾贊) 부총재는 "우리의 전략은 이이제이 (以李制李.이회창으로 이인제를 견제한다)" 라며 여당 분열을 즐겼다.

박지원 (朴智元) 특보는 "출마까지의 오락가락한 정치행태, 경선 불복, 경기도정 실패등이 종합적으로 터져나오면서 여권 분열을 부채질할 것" 으로 내다봤다.

朴특보는 "신한국당이 이인제지사를 때리고 (以李制李) , 국민회의의 우군인 자민련이 이회창대표를 치는 (以友制李) 형세가 전개됐다" 며 국민회의는 '손안대고 코풀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회의는 李지사의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있지만 당의 와해를 경계하는 신한국당과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李대표와 동반하락, 2.3위 다툼을 벌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석 (金民錫) 의원은 그러나 "李지사가 영남.충청.수도권에서 고른 지지도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반 (反) 3金과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 박찬종 (朴燦鍾) 고문의 지지표가 수평이동, 25%이상의 안정적인 지지도로 김대중 (金大中) 총재를 바짝 추격할 수도 있다" 고 경계했다.

李지사 출마가 대선의 불가측 (不可測) 지수를 높인 것을 우려하고 신 (新) 합종연횡 가능성을 경계했다.

자민련은 오히려 이점을 반기고 있다.

자민련은 "다자간 경쟁구도를 내심 기대해 왔다" (안택수 대변인) 며 "李대표의 입지약화로 내각제를 매개로 한 보수대연합 실현가능성이 높아졌다" 고 환영했다.

DJP단일화에 묶여있던 발을 빼고 정국추이를 주시하며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강창희 (姜昌熙) 사무총장은 그러나 "경선결과에 불복한 李지사의 행동은 민주주의 원리에 배치되는 것" 이라고 비난, 충청권 잠식에 쐐기를 박았다.

민주당은 내심 조순 (趙淳) 총재의 지지도 하락을 우려하는 눈치다.

趙총재의 한 측근은 "趙총재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지만 李지사의 출마로 3金청산과 세대교체를 원하는 유권자의 저변이 확대될 것" 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강창성 (姜昌成) 총재권한대행은 "두 李씨 경쟁으로 李지사의 인기가 지금의 절반수준인 15%내외로 급락할 것" 이라며 "자력에 의한 승산이 없다고 판단되면 새로운 연대후보가 필요하게 될 것" 이라며 연대 가능성을 점쳤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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