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양 유괴살해 20代 여인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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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朴초롱초롱빛나리 (8) 양 유괴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12일 나리양 유괴사건의 용의자로 임신 8개월의 주부 전현주 (全賢珠.28.서울영등포구신길동) 씨를 범행 13일만에 검거, 범행을 자백 받았다.

경찰은 全씨의 진술에 따라 이날 오후 서울동작구사당동 全씨의 남편 崔모 (32) 씨의 사무실에서 나리양의 시체를 발견, 부검 결과 단순 질식사로 밝혀냈다.

발견 당시 나리양은 옷이 완전히 벗겨지고 손발과 입이 테이프로 묶인채 등산용 배낭에 넣어져 있었으며 악취가 날 정도로 부패되어 있었다.

全씨는 경찰에서 "남편의 사무실 양도과정에서 집을 보려고 찾아온 남자 2명에 의해 성폭행 당한뒤 협박에 못이겨 범행에 가담했으며 범인은 5명이 더 있다" 고 말했다가 이날밤 다시 자신의 단독범행이라고 번복하는등 횡설수설하고 있다.

경찰은 단독범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으나 공범 여부도 계속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全씨가 최근 집을 저당잡히고 1천만원의 신용대출을 받은뒤 4백만원을 갚지 못한데다 사채 3백만원의 변제기일이 닥치는등 빚에 쪼들리던중 금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全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50분쯤 H어학원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나리양을 유괴, 버스와 지하철.택시를 갈아타고 남편의 사무실로 갔으며 약국에서 구입한 수면제를 사탕이라고 속여 먹게하고 목졸라 살해했다" 고 진술했다.

全씨는 이와함께 "사건당일과 다음날등 2천만원을 준비해 명동으로 나오라고 나리양 부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 진술했다.

경찰은 당시 전화추적으로 현장을 덮쳐 커피숍에서 全씨를 붙잡았으나 全씨가 임신 8개월의 주부인데다 옷차림이 목격자의 진술과 다르다는 이유로 주민등록번호등 인적사항만 적어놓고 풀어줬다가 재추적 수사과정에서 검거했다.

93년 서울 H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95년 S전문대 문예창작과에 재입학했던 全씨는 중앙부처 고위공직을 지낸 현직 이북5도 도지사의 1남1녀중 외동딸로 유복한 편이며 바이올린 연주가 특기로 알려졌다.

全씨는 이날 오전 9시20분쯤 서울관악구신림동 G여관에 투숙해 있다가 경찰에 붙잡혔으며 검거당시 오랜 도피생활때문에 탈진상태였다.

정제원.이재국.최재희.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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