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책동네] "밥 딜런은 위대한 시인"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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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딜런은 위대한 시인"

영국 옥스포드 대학의 새 시학(詩學) 교수로 임용된 크리스토퍼 릭스(70). 키츠·밀턴·T S 엘리엇 등의 시인에 대한 저술을 한 그가 좋아하는 또 다른 시인은 바로 포크 가수 밥 딜런이다. 그의 신간 『Dylan’s Vision of Sin』(Ecco Press)은 딜런의 히트곡 가사를 꼼꼼히 분석한 500쪽짜리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딜란의 노래를 시인 마벨·예이츠·말로우·키츠 등과도 다양한 관점에서 비교하고 있다. 단 두 세 줄의 가사를 각주까지 달아가며 4페이지에 펼쳐 분석한 부분에 이르게 되면 어떤 독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딜란이야 말로 가장 위대한 음유 시인이라는 점을 재치있고 위트가 넘치는 글쓰기로 세밀하게 짚어내고 있다.

*** SF의 모든 것 한자리에

사이언스 픽션의 모든 것을 한곳에 모은 박물관이 18일 미국 시애틀에 문을 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립자인 폴 G 앨런이 내놓은 2000만 달러로 설립한 이 박물관은 H G 웰스의 『타임 머신』 초판본 등 사이언스 픽션의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는 자료를 망라한다. SF 영화 『스타 트렉』『ET』등에 쓰였던 소품들이 진열됨은 물론이다.

이 박물관의 책임을 맡은 인물은 1998년 은퇴할 때까지 NASA(미연방항공우주국)의 화성탐사 프로젝트에서 일했던 도너 셜리. 셜리는 이 박물관이 SF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일반인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美 유명 잡지, 서평에 진통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 잡지인 포린 어페어스가 피노체트 관련 서적 『피노체트 파일』(피터 콘블러 지음)의 서평을 들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포린 어페어스의 중남미 전문가 케네스 맥스웰은 지난달 이 잡지에 게재한 서평에 대해 헨리 키신저 전 미국무장관이 편집진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나자 사임했다. 이어 그의 후임으로 거론되던 프린스턴 대학의 중남미 전문가 제러미 애덜먼마저 최근 그 자리를 고사한다고 말했다.

애덜먼 교수는 “이 잡지가 중요하고 중남미 관련 저술에 대한 서평을 서는 위치도 중요하지만 현재 포린 어페어스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중남미 전문가들에게 설명하는 데는 너무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그 자리를 받아들일 뜻이 없다고 밝혔다.

헨리 키신저는 1973년 피노체트가 권좌에 오를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었다. 맥스월은 서평에서 살바도르 아옌데 칠레 정권의 전복에 미국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는데 이것이 키신저를 발끈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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