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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 피플] 피터 젝 독일 디자인센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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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국 자동차 디자인은 모방에서 벗어나 혁신적 개선을 해야 합니다."

지난 17일 한국 디자인진흥원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세계 디자인센터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페터 체크(50) 독일 디자인센터장은 "한국 전자제품의 디자인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휴대전화 디자인은 이미 유럽에서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적 독특함을 가미해 색깔과 디자인의 과감한 변화를 주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자동차 업체들도 전자 회사처럼 디자인 부문의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체크 원장은 유럽 소비자들은 물건을 고를 때 품질과 더불어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디자인은 신제품 구상단계부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전자업체들이 중국 기업들의 도전을 이기려면 고부가가치를 얹을 수 있는 디자인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독일이 일본 전자업체들의 도전에 직면했을 때를 예로 들었다. 그는 "당시 디자인 혁신에 상당한 투자를 한 '루베'는 고품질 전략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아직 중국 기업들이 선진제품의 모방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조만간 세계 시장을 위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체크 원장은 삼성과 LG는 제품 품질은 뛰어나지만 이를 통합하는 브랜드 전략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품별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그룹 전체를 통합하는 브랜딩이 더 중요하다"며 "이런 브랜드 가치는 디자인 및 기술혁신으로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첨단 디자인 및 기능을 가미한 로봇 '아시모'의 출시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린 혼다를 예로 들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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