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 총재직 이양 전격선언…이회창대표 밀어 정권 재창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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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한국당 총재인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은 8일 "당총재직을 이회창 (李會昌) 대표에게 이달말 물려주겠다" 면서 전격적으로 총재직 이양을 선언했다.

金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신한국당 주요당직자및 당무위원.상임고문 초청만찬에서 "당은 李대표를 지원해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 면서 이같이 밝혔다.

金대통령의 총재직이양발표는 당내에서 후보교체론이 정식 제기되는등 당내갈등이 표면화되자 李대표를 지원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신한국당은 9월말에 전당대회를 열어 李대표를 새 총재로 추대할 예정이다.

金대통령은 명예총재에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앞서 열린 신한국당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일부 반 (反) 이회창측 인사들이 후보교체론을 제기, 다수의 주류측 당 단합론자들과 논란을 벌였다.

그러나 李대표는 "대통령후보를 바꾸자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며 후보교체론을 일축하고 "당의 후보로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나는 물론 가족의 생명과 안위를 바칠 각오" 라고 말했다.

회의에서 임진출 (林鎭出).김광원 (金光元) 의원과 박희부 (朴熙富).이원형 (李源炯).이환의 (李桓儀).김주섭 (金柱燮).김한곤 (金漢坤).김광영 (金匡榮) 위원장등은 경선승복등을 요구했으며 일부는 "교체론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당을 흔드는 행위" 라고 비주류를 비난했다.

또 박희태 (朴熺太).안상수 (安商守).백승홍 (白承弘).오장섭 (吳長燮).서한샘의원등도 "합법적인 자유경선에서 당선된 후보의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후보의 지지도란 가변적인 만큼 이에 연연하지 말고 단합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면서 비주류의 동참을 촉구했다.

그러나 유용태 (劉容泰).이재오 (李在五) 의원과 유성환 (兪成煥).박태권 (朴泰權).이철용 (李喆鎔) 위원장등은 "李대표의 아들 병역문제로 정권재창출이 어렵게 됐다" 며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李대표가 결단을 내려 후보를 사퇴하라" 고 요구했다.

김학원 (金學元).강성재 (姜聲才) 의원과 박홍석 (朴洪錫) 위원장등도 "일단은 李대표를 지원하되 지지율의 향배에 따라 후보교체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는 입장을 보였다.

이같은 신한국당의 후보교체 논란은 金대통령의 총재직 이양선언과 李대표의 분명한 사퇴불가 입장표명으로 별다른 상황변화가 없는 한 일단 잠복할 전망이다.

그러나 李대표의 지지율이 추석연휴에도 오르지 않을 경우 비주류는 총재직 이양에도 불구하고 추가공세를 펼 가능성이 커 귀추가 주목된다.

李대표는 9일중 이인제 (李仁濟) 경기지사와 만나 대선 승리를 위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김교준.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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