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할리우드의 전설 오비츠 전기 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오비츠' 를 읽으면 할리우드가 보인다.

실존하는 할리우드의 최고 큰손중 한명인 마이크 오비츠의 전기를 담은 '오비츠' (맥그로힐刊)가 미국에서 최근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오비츠는 70년대 중반 약관 25세의 나이로 할리우드에 뛰어든 뒤 20년만에 세계 영화산업을 좌지우지하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그에 대한 전기가 관심의 초점이 된 이유는 그가 할리우드에서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신비로운 존재로 군림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가 연예비즈니스의 절정이라고 할 수있는 월트디즈니사의 사장으로 재임하다 돌연 사임한 직후에 발간됐기 때문에 더 관심을 끈다.

연예인 에이전트 (매니저) 로 출발한 오비츠는 숀 코너리, 톰 크루즈, 폴 뉴먼 등 특A급 스타들과 토크쇼 진행자 데이비드 레터맨, NBA의 매직 존슨,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 등을 거느린 가장 강력하고 화려한 멤버들을 거느린 CAA (Creative Artists Agency) 의 사장이었다.

82년 오비츠와 절친한 관계인 시드니 폴락 감독.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투시' 로 처음 대작 영화를 시작한 CAA社는 80년대에 150여편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90년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와 감독상 후보 전원이 이 회사 소속일 정도로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또 콜럼비아가 소니에, MCA가 마츠시다에 넘어가도록 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해 오비츠는 할리우드의 황제로 군림해 왔다.

더구나 그는 영화제작 자체나 영화시장 현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배후 조종해 모든 것을 좌지우지했다는 것에 놀라고 만다.

이같은 막강한 제작자이자 매니저인 그가 최고로 성공한 것은 그의 오랜 친구인 월트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즈너 회장이 그를 영화제작 사장으로 영입했을 때이다.

그의 전기에 따르면 할리우드 최고 지위라고 해야 할 월트디즈니 사장직에 오르는 순간 대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20여년 신뢰했던 친구이자 동업자였던 아이즈너 회장이 무한히 뻗어나고 있는 그를 거세하기 위해 파놓은 함정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의 영화사 사장이 된 순간 자신이 거느렸던 스타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졌고, 많은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메이저 영화사의 제작자들에게 뺏기게 되었으며, 월트디즈니 사내에서도 교활한 아이즈너 회장의 계략으로 완전히 소외되는 운명을 맞게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