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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機 추락 참사]사고 1개월…정부의 사고 원인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정부 사고조사반은 괌에 추락한 대한항공기의 블랙박스 해독작업을 사실상 마치고 현재 인천의 대한항공 조종사 훈련원에서 모의 접근비행실험 (시뮬레이션) 을 실시하고 있다.

블랙박스에 수록된 고도.속도.풍향등 각종 비행기록장치를 사고기와 같은 B747기 시뮬레이터에 넣고 사고상황을 재연하는 실험이다.

물론 당시의 기상여건이나 착륙유도장치중 하나인 글라이드 슬로프가 작동하지 않은 상황도 입력된채 실험한다.

조사반은 조종사가 활주로에서 16.6㎞떨어진 지점의 정상고도 (7백92m)에서 관제탑으로부터 착륙허가를 받아놓고 고도를 급작스레 낮춰 나간 배경을 캐고 있다.

이때까지는 모든게 정상이었다는게 블랙박스 해독결과다.

즉 무엇이 조종사로 하여금 기준고도 이하로 비행하도록 유도했느냐는게 이번 사고조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이번 사고조사 자문위원팀장인 건설교통부 이우종 (李宇鍾.ICAO파견관) 서기관은 전파방해 가능성을 든다.

괌공항 주변은 앤더슨공군기지와 해군기지등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UHF.VHF전파가 홍수를 이룬다는 것. 기내에서 핸드폰이나 컴퓨터만 사용해도 조종사가 교신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은데 군기지에서 발사되는 각종 전파가 계기착륙장치 (ILS)에서 보내는 정상적인 전파를 교란했을 경우 조종사는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다.

이 점에 대해 조사반은 괌운항 국내조종사 15명에 대한 조사도 마쳤으며 현지에 미국 조사팀과는 별도로 국내 전문가를 파견, 전파혼선 가능성을 조사했다.

또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 (NTSB) 와 미연방항공청 (FAA)에도 괌공항 비행점검 결과및 기상레이더 분석자료를 요청해 놓고 있다.

조사반은 아직 기체결함이나 기상악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조사반은 이달말 미국 NTSB 요원들과 만나 각자 해독한 블랙박스 내용을 토대로 한.미 합동 원인분석을 한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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