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도심 또 쇠파이프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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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경찰청은 민주노총 등이 주최한 주말 도심 집회에서 경찰과 시민에게 폭력을 휘두른 일부 시위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시위대 중 일부는 순찰차에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보도블록을 깨 경찰에 던지기도 했다. 이날 시위로 경찰과 시위대 1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폭력을 휘두른 시위대 31명을 연행해 강서·혜화서 등 6개 경찰서에서 조사하고 있다. 도심에서 폭력시위가 등장한 것은 한 달 만이다.

민주노총과 민노당, 대학생·시민단체 등은 지난달 28일 오후 7시10분쯤 롯데백화점 앞 남대문로에서 2000여 명(경찰 추산, 주최 측 2500명 주장)이 모인 가운데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정부가 자유로운 목소리를 막으려 미디어관련법을 개정하려 한다. 또 경제위기의 고통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려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로 가자’는 구호도 외쳤다.

시위대는 오후 8시쯤 대부분 해산했다. 그러나 100~200명 단위로 쪼개진 시위대는 종로·명동성당·용산 일대를 돌며 1일 오전 1시까지 산발적인 시위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보도블록을 깨 투석전을 벌였다. 쇠파이프로 순찰차의 유리창을 깨기도 했다. 도로를 막아선 시위대를 향해 경적을 울리던 한 시민의 승용차를 둘러싸고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는 진보·보수 단체들이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언론노조 등은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2박3일간의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미디어개혁국민운동본부 회원 5000여 명(경찰 추산)은 MBC 본사 건너편에서 ‘MBC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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