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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돼야 北 미사일 최대 20% 요격 능력 갖춰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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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호 04면

탄도 미사일의 공격력과 억제력이 없기 때문에 남한은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는 데 더 신경을 쓴다. 미사일방어(MD)다. MD의 원조는 미국이다. 최근 미국이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을 가상해 성공한 요격 실험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소 다섯 가지 요소가 가동됐다. 구축함, 이지스 순양함, 레이더, 우주공간 시스템, 지상 발사 요격 미사일 등이다.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전력은

조만간 인공위성으로 위장한 미사일을 북한이 발사할 경우 미국이 이런 능력과 장비를 동원해 요격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고위 외교 당국자는 “못 맞히면 부담은 고스란히 요격 시도를 한 미국에 돌아오며, 북한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우리 군이 추진 중인 한국형탄도미사일방어(KAMD) 체계는 미국 MD와 연계돼 있지 않은 독자 시스템이다. 미군의 요격 실험 성공이 밝은 신호이긴 하지만 KAMD로 직접 연결되지 않는 셈이다. 탄도 미사일은 ‘부스터-중간-종말’의 3단계를 거친다. KAMD는 이 가운데 종말 단계에 요격하는 방식이며 핵심이 패트리엇 사업이다.

공군은 2008년 11월 독일에서 쓰던 패트리엇 미사일을 도입, 올해 한 개 대대를 실전배치하며 2010년까지 두 개 대대 규모를 전력화한다. 공군 관계자는 “구형 PAC-2 미사일이지만 실제는 3세대 신형인 PAC-3만큼 업그레이드된 것”이라고 했다. PAC-2는 산탄 파편으로 요격, 스커드에 실릴 핵·화생방 탄두를 깔끔하게 제거하지 못해 아군에게 피해를 미칠 수 있지만 PAC-3은 직격파괴(HIT-TO-KILL) 방식으로 탄두까지 말끔하게 제거한다.

문제는 수량이다. 패트리엇 한 개 대대는 여섯 개 포대로 발사기 48대, 총 192발의 요격 미사일로 구성된다. 2010년까지 약 384발의 방어 미사일이 도입되는 셈이다.
국방과학연구소에 따르면 1차 이라크전쟁 때 PAC-2는 스커드 한 대당 세 발의 패트리엇을 발사했다. 사방이 트인 사막에 적용된 3대 1 비율을 산악 국가인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PAC-3의 발사 비율도 매뉴얼에 따르면 2대 1이다. 이런 방식으로 따지면 요격 가능한 북한 미사일 수는 최대로 잡아도 200발이 안된다. KAMD의 한 축인 해상 요격을 위해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이 도입됐지만 필요한 요격 미사일 SM-6은 아직도 개발 중이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해 4월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한국의 적절한 MD가 부족하다. 한국의 방어용 PAC-3이 현재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했고, 최근에도 “한국은 현재 확고한 MD 체제를 갖추고 있지 않다”고 한 것은 이 때문이다.

더 이상의 패트리엇 미사일 도입 및 배치 계획도 없으므로 KAMD는 북한의 800기 미사일에 무기력하게 노출된 셈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미국이 구상하는 MD 참여를 거부해 왔다.

외교안보연구원 윤덕민 외교안보통일 부장은 “노무현 정부 때 방위사업청은 미국 MD와 관련되는 사업은 다 뺐다. 세종대왕함에도 탄도 요격 미사일 도입을 불허했고 PAC-3도 안 들여왔다. 조기 경보기도 미국제를 거부해 한때 이스라엘로 돌았었다”며 “미국 MD 알레르기 때문에 결국 MD 무방비가 됐는데 현 정부에서도 미국 MD 참여 건의는 여전히 금기시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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