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렇게 맞았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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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호 16면

네티즌과 농구팬들을 충격에 빠뜨린 문제의 동영상. H대 코치ㆍ감독이 선수들을 구타하는 장면이다.

스포츠 지도자가 개인 감정을 담아서 분풀이 식으로 제자들을 때리는 건 명백한 범죄 행위다. 이번에 ‘구타 동영상’으로 문제가 된 H대학 출신 선수들이 대학 시절 받았던 인간적인 모멸감을 생생하게 털어놓았다.

H대 출신 선수들의 증언

A선수는 “동영상에 나온 구타 정도는 기본이다. 항상 그랬다. (감독이)다혈질이라 그런지 열 받으면 참지 못한다. 지금까지 10여 년간 그랬다는데 앞으로 바뀔 것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을 앞에 놓고 샌드백 때리듯 때렸다”고 덧붙였다.

B선수는 왜 맞는지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폭력이 난무했다고 전했다. 그는 “저학년 때 한번 찍히면 끝까지 갔다. 정신 차리라고 엉덩이 한두 대 때리는 건 괜찮은데, 얼굴 때리고 발로 차고 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주먹으로 깐다거나 하는 건 자기 분을 못 이겨서 그러는 것 같다. 4학년 마지막 경기에서도 뺨을 맞았다.감독이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는 것 같은데, 그게 버릇”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의 전주원 플레잉코치는 “초등학교 때 처음 농구를 시작했는데, 얼굴이 붓고 뺨에 멍이 들도록 맞았다. 학교가 집에서 멀어 합숙을 했기 때문에 가족들이 멍 든 얼굴을 못 봐서 그렇지, 아마 그 모습을 부모님이 봤다면 난 그때 농구를 그만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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