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수출 한국’… 그나마 일본·대만보다 선방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이 크게 줄었지만 일본·대만·싱가포르 등 경쟁국보다는 감소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수출 지역과 품목이 경쟁국보다 다양하고, 원화가치가 많이 떨어져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때문으로 분석됐다.

27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7% 줄었다. 대만은 44.1%, 싱가포르는 35.7% 감소했다. 우리나라(-33.8%)보다 약 2~12%포인트 감소폭이 컸다.


우리나라의 수출 지역이 상대적으로 다변화된 덕에 감소폭이 작았다고 지경부는 풀이했다. 지난해 대만은 10개국, 일본은 11개국에 전체의 70%를 수출했다. 우리나라는 17개국에 전체의 70%를 수출했다. 대만과 일본은 편중이 심한 반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경제위기의 영향을 덜 받는 나라와도 교역을 많이 해 타격이 덜했다는 설명이다.

수출 품목이 다양한 것도 도움이 됐다. 우리나라는 조선(수출 비중 10.2%), 기계(8.8%), 자동차(8.3%), 반도체(7.8%), 석유화학(7.6%) 등을 고루 수출한다. 자동차와 반도체는 부진하지만 선박은 아직도 매달 20% 안팎의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은 기계(19.3%)와 자동차(14.5%)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대만은 전자제품 하나가 전체 수출의 4분의 1(24.8%)을 차지한다.

산업연구원 강두용 동향분석실장은 “자원이 많고 금융이 덜 발달한 중동·중남미 국가들은 올해도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 지역에 대한 수출을 늘리는 데 주력하면 전체 수출 감소폭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