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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재고량 적정치 초과예상 시세도 큰변동 없을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작년 이맘때만 해도 95년 흉년의 여파로 국내에 쌀 재고가 부족해 '식량자급 위기' 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풍작으로 상황이 바뀌어 쌀 사정은 비교적 여유가 생겼다.

쌀 자급도만 해도 96년 89.5%에서 올해는 1백5. 6%로 1백%를 넘기고 있다.

올해도작년만한 풍년이 들 경우 쌀 재고는 오히려 적정치를 웃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양곡연도말 (10월말) 기준으로 쌀 재고는 4백20만석으로 지난해 1백70만석의 2.5배에 달할 전망이다.

올 수확량이 작년 (3천6백96만석) 만큼 된다면 연간소비량3천5백만석을 빼고 다시 2백만석 가량 여분이 생긴다.

여기에다 세계무역기구 (WTO) 협정상 내년도 의무수입물량 63만석을 합치면 결국 내년 10월말 재고는 6백만~7백만석에 이르러 세계식량농업기구 (FAO) 의 적정권고량인 5백50만~5백90만석을 충족하고도 남게 된다.

그러나 최근 나타나고 있는 태평양 중동부해안의 엘니뇨현상으로 내년 국제곡물가격 급등이 우려되는 실정에서 적어도 쌀만큼은 충분한 재고를 확보해둘 필요성이 절실하다.

2년 연속 풍년이 든다해도 쌀시세는 특별한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정부는 94년 이후 쌀값의 계절진폭 (수확기인 11월 가격과 단경기인 6~8월 가격의 차이) 을 7~14%사이에서 정책적으로 유지해왔다.

지난 27일 현재 80㎏ 가마당산지가격은 14만9천2백16원으로 작년 11월 (13만6천1백10원) 보다 9.6% 오른 상태다.

농민들도 몇년간 쌀시세가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자체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내년도 쌀 약정수매가 역시 올해 (80㎏ 가마당 13만7천9백90원) 와 큰 변함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매가 자체가 정치적으로 결정되는데다 요즘은 산지시세가 수매가보다 높아 소폭의 수매가 변동자체가 별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올해도 풍년이 들면 쌀 문제에 관한한 당분간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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