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문희성,해태전서 연이틀 승리타점 기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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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OB의 신인 1루수 문희성 (24) 은 동료들 사이에 미국영화 폴리스 아카데미에 나오는 '하이타워' 란 이름의 경찰관으로 불린다.

키 196㎝ (98㎏) 로 국내 야구선수중 가장 큰데다 무표정한 얼굴이 영화속 '하이타워' 와 닮아 그같은 별명이 붙은 듯하다.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하이타워처럼 무표정한 문희성이 마침내 몸값을 해내기 시작했다.

올해 2억2천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OB에 입단한 문은 잠실구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해태와의 마지막 홈 3연전에서 이틀연속 승리타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OB의 주전 1루수겸 5번타자로 출전하게된 문은 지난 26일의 경기에선 1 - 0으로 뒤진 9회말 무사 2, 3루에서 굿바이 좌전안타를 터뜨렸다.

또 27일엔 1회말 결승점이 된 선제 좌월 3점홈런을 터뜨려 OB가 4 - 2로 승리하는데 앞장섰다.

국가대표 출신인 문희성의 활약은 다소 늦은감이 있다.

홍익대 4년에 재학중이던 지난 95년 드래프트 1순위로 OB의 지명을 받았던 문은 아마추어팀 현대전자를 거쳐 올해부터 프로에 뛰어들어 맹활약이 기대됐다.

그러나 문의 자리인 1루엔 김형석이란 거목이 버티고 있어 간간이 1루수 또는 지명타자로만 출전해왔다.

그러다 올해 OB주전들의 무더기 부상으로 그에게도 기회가 왔다.

OB 김인식감독은 안경현.심정수.정수근의 부상에다 최근 김상호.이명수까지 뛰지 못하게 되자 김형석을 지명타자로 돌리고 문을 주전 1루수로 출전시켰다.

2진급 선수에게 기회는 여러번 찾아오지 않는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문은 이를 악물고 기회를 잡아 주전 발탁 가능성을 높였다.

문이 이틀연속 해태를 두들기자 김인식감독도 "저녀석 진작 주전으로 내보낼걸 그랬어" 라며 찬사를 보냈다.

문희성은 두차례의 찬스에서 빛을 발해 신경식.김형석의 뒤를 이을 OB의 든든한 '하이타워' 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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