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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명인사들 주례사는 이렇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사랑이 혼인의 약속을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혼인의 약속이 사랑을 지켜줍니다.

사랑은 감정에 치우치기 쉬워 기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죠. " (김수환추기경이 올림픽스타 방수현의 혼인미사에서) "부부는 상대방의 기를 살려주고 인간적인 성장과 각자의 일에서도 하나가 돼야 합니다.

그리고 부부생활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서로 참는 일입니다.

"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한 오정해의 결혼식에서) "사랑의 종류에는 사랑의 원인이 소멸하면 사라지는 '때문에' 의 사랑과 뼈아픈 고통도 나눌 수 있는 '불구하고' 의 사랑이 있습니다.

그중 '불구하고' 의 사랑을 가지십시요. " (한완상 방송통신대 총장이 차인표.신애라의 결혼식에서) 정치인.종교인.교육자.기업가등 국내 유명인사 56명의 주례사 56편을 한데 모은 '주례사 소프트 (미래미디어刊)' 가 출간됐다.

명사들의 주례사는 한결같이 결혼생활의 출발선에 선 커플에게 환상적인 순간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상황과 맞닥뜨릴 때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들을 먼저 제시하고 있다.

결혼을 했건 안했건 간에 한번쯤 곱씹어 볼 만한 내용들. 시인 문병란씨는 시인답게 주례사를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만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란 한용운의 '복종' 으로 시작해 '나에게 생명을 주든지 죽음을 주든지 당신의 뜻대로만 하세요 (한용운 '당신이 아니더면' )' 를 낭송하며 끝맺는다.

1만1천7백여회의 주례 기록으로 세계기네스북에 오른 노승환 서울마포구청장은 이색적인 경력에 걸맞게 "신랑신부는 한푼의 돈을 쓰더라도 우리 조국의 이익을 생각하는 민족경제의식을 갖는 가정을 만들기 바란다" 는 내용의 주례사를 한다.

이밖에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 이인제 경기도지사등 정치인들의 주례사를 비롯해 선우중호 서울대 총장, 김상엽 전 국무총리, 시인 황금찬.구상씨등의 주례사도 실려있다.

책에는 주례청탁을 받았을 때 활용할 만한 ▶주례사 준비방법 ▶인용할 만한 명언.명구들도 함께 실려 있어 주례초보자에게는 실용서 구실도 한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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