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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방학 이대로 좋은가]3. 방학이면 문닫는 대학 - 미국의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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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는 방학만 되면 더 바빠져요. 여름휴가도 여름방학이 끝난 후에야 가능하지요. 그러나 교수.학생들도 바쁘게 보내니 불만은 없어요. 이제는 휴가철이 끝난 후 호젓한 여름바다를 찾는 묘미도 알게 됐어요. "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8년째 행정업무를 맡고 있는 도로시 화이트 (여) 는 "우리 학생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일과 학교시설 보수공사등 대학이 방학중에 할 일이 상당히 많다" 고 말했다.

미국대학은 3개월 정도인 여름방학이 가까와지면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하려는 학생, 장래 취업을 위해 현장경험을 하거나 유명대학 교수의 강좌를 찾아 나서려는 학생, 불우이웃을 위해 자원봉사에 뛰어들려는 학생 등으로 분주해진다.

대학당국이 여름방학중 하는 일은 크게▶아르바이트 알선▶교수.학생에 대한 편의제공▶시설보수공사 등 세가지. 이중에서도 아르바이트 알선에 상당히 신경쓴다.

여름방학중 아르바이트, 특히 전공과 관련된 아르바이트는 학생이 졸업후 평생직장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자연히 우수대학일수록 방학 전에 미리 대기업간부들을 초빙해 아르바이트에 관한 오리엔테이션을 주선한다.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대에서 여름 아르바이트알선을 담당하는 존 빙어만은 "지난 4월말 GE, 아메리테크, 휴렛 페커드사 등의 간부들을 초빙, 여름방학중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학생들을 위한 설명회를 가졌다" 며 "학생의 관심분야가 갈수록 다양해져 직장 알선에도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고 설명했다.

이같은 대학의 노력으로 미국 대학생은 방학중 사회에서 전공과 관련된 경험을 쌓을 기회가 많다.

올 여름방학중 세계은행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브라운대 존 미첼 (경제3) 은 "졸업후 부모의 직장이 있는 워싱턴에서 일하고 싶어 학교 도움을 받아 세계은행에서 일하게 됐다" 고 밝혔다.

전문분야 중심의 강좌를 마련해 학생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도 대학의 주요한 방학 업무다.

이를 위한 대학당국의 준비는 연초부터 시작된다.

연초부터 여름학기 강좌를 계획하고 미국 전역과 전세계에서 문의하는 대학생들에게 자료를 발송한다.

대학은 여름학기 강좌 참석자를 위해 교내 모든 시설을 정상운영하며 정규학기중에는 없는 특별영화시사회 등을 개설, 여름동안 땀흘리는 학생들의 더위를 달래주는 데까지 신경쓴다.

대학뿐 아니라 학과.교수들은 여름방학중 학교시설을 이용, 캠프를 개설하기도 한다.

인디애나주립대학의 음악캠프, 예일대학 드라마스쿨의 연극캠프, 존스 홉킨스대학의 생화학실험 캠프, 칼텍의 환경공학 캠프 등은 세계각지의 유수학자와 대학생들이 몰려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워싱턴 = 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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