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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소나기, 문인 50명 양평에 모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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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황순원 선생의 장남 황동규 시인, 박규홍 경희대 부총장, 김선교 양평군수, 문학평론가 김윤식, 소설가 박완서, 시인 김명인씨 등 황순원기념사업회 발기인회의 참가자들이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을 둘러보고 있다. [양평=조문규 기자]


그런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6월에 완공되는 경기도 양평 ‘소나기 마을’의 운영도 맡을 황순원기념사업회가 25일 발족했다. 원로 문학평론가 김윤식, 소설가 박완서, 선생의 유족인 시인 황동규씨와 선생이 생전 교편을 잡았던 경희대의 박규홍 부총장, 소나기 마을 조성에 경기도 등과 함께 124억원을 투입한 양평군의 김선교 군수, 황순원문학제를 공동 주최하고 있는 본지의 문화담당 김종혁 에디터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오전에 공사가 진행중인 서종면 수능리 소나기 마을 현장을 둘러본 일행은 오후 양평군청에서 기념사업회 발족식을 열었다. 선생의 제자인 경희대 김종회 교수 사회로 소설가 전상국씨를 사업회 회장으로, 소설가 유재용·김용만씨를 감사로 선출했다.

자칫 사무적이고 딱딱할 법한 행사였지만 문인들이 돌아가며 선생의 문학세계, 선생과의 인연을 털어 놓아 훈훈한 문학행사장 같았다. 김윤식씨는 “‘소나기’에는 양평에 대한 언급이 마지막 한 줄뿐인데 경희대 제자들은 기발하게도 이렇게 마을을 조성했다”고 치하했다. 박완서씨는 “문학청년 시절 황순원 선생의 작품을 읽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나는 선생께 직접 배우지는 않았어도 숨은 제자”라고 말했다. 선생의 장남 황동규씨는 “지하에 계신 부친도 기뻐하실 것”이라며 “이렇게 큰 사업이 사고 없이 이뤄져 하늘에 감사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소설가 최일남·김용성·백시종·유익서·서하진·노희준씨, 시인 홍신선·정성수·김명인·정호승·이문재씨, 극작가 박진숙씨, 평론가 김병익·김치수·신덕룡·정과리·홍용희·김수이씨와 소설가 김용만씨 등 양평 지역 문인들이 참석했다.

◆ 소나기 마을=갑작스레 쏟아지는 소나기를 그으러 소년과 소녀가 찾아들었던 원두막, 소년이 소녀를 보러 늘 찾아갔던 개울가의 징검다리…. 양평 소나기마을에는 소설 ‘소나기’ 속 아기자기한 공간들이 되살아나 있었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 산 74번지 일대 4만7640㎡(약 1만4411 평)의 소나기마을. 아직 뼈대만 갖춘 원두막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선 30분 간격으로 한번씩 ‘소나기 분수’가 쏟아질 예정이다. 황순원의 다른 소설을 주제로 한 목넘이 고개(‘목넘이 마을의 개’), 별빛마당(‘별’), 해와 달의 숲(‘일월’) 등의 터도 닦여 있었다. 소나기마을 일대가 거대한 생태공원이자 문학 체험 공간으로 조성되는 것이다.

2006년 말 첫 삽을 뜬 소나기마을은 89%가량 공정이 진행됐다. 언덕 위에 자리잡은 3층짜리 황순원문학관, 야외무대 등은 이미 완공됐다. 3월 말에 황순원 선생의 생애와 유품, 문학세계를 볼 수 있는 3개의 전시실과 북카페가 제 모습을 갖춘다. 소나기가 종종 퍼붓는 계절인 6월에 개장한다.

양평=신준봉·이경희 기자 ,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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