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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가 힘이다] 삼성 해외 핵심인력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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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2002년 5월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삼성의 전자 사장단 회의.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나 자신의 업무 절반 이상을 핵심 인력 확보에 둘 겁니다. 핵심 인재를 몇 명이나 뽑았고, 이를 사장이 얼마나 챙기고 있는 지를 사장 평가 항목에 반영토록 하세요"라고 말했다. 핵심인재 확보와 육성을 기업 생존의 최우선 가치 중의 하나로 삼겠다는 얘기다.

▶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이 글로벌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미 스탠포드대 학생들을 상대로 회사와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핵심인재 확보=삼성구조조정본부는 2002년부터 연말 사장단 업적 평가에 계열사별 핵심 인력 확보 달성률을 반영했다. 100점 만점에 30점이다. 그러자 사장들이 외국 출장 갈 때 외국 핵심 인력들에 대한 면접을 직접 보고, 인력 채용을 직접 챙겼다.

지난 4월 특별강연차 미국을 방문한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 MIT와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두 차례 강연하는 동안 해외 우수 인력 채용을 병행했다. 삼성전자는 매년 200~300명씩 이 같은 방식으로 해외 핵심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뉴욕 등에 스카우트 담당인력을 두고 있다.

◆ 인재 육성과 교육=삼성은 '세계화를 위한 현지화' 전략의 하나로 해외지역 전문가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아무런 조건없이 6개월~1년간 자신이 선택한 나라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고 현지인과 생활하게 되며, 어학연수와 체험연수를 한다.

전문인력 육성 제도로는 '소시오(Socio)-MBA'와 '테크노-MBA'로 나뉘어 운영되는 '삼성 MBA과정'이 있다. 과장.차장급 지원자가 대상이다. 원하는 분야의 MBA를 취득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지원해주고, 이 과정을 이수한 사원을 그룹의 예비 경영자이자 차세대 리더로 키워간다.

'국제화 프로그램'은 국제화 교육과 외국어 교육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국제화 교육부문은 해외사업부문의 관리자, 주재원 부임자 및 귀임자를 위한 각종 과정과 지역연구 과정 등 6개 과정이 운영 중이다. 영어.중국어.일어.독어 등에 12주 과정의 외국어교육도 운영되고 있다.

◆ 신입사원 선발 방식=삼성물산이 공채 때 '영어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2002년 삼성그룹에선 처음으로 도입한 이래 영어 면접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영어 프레젠테이션은 구체적인 사업 케이스를 제시하고 사업 타당성 분석과 문제 해결 방안을 영어로 10여분 설명하는 방식이다. 제일기획에 이어 삼성전자도 이 방식을 신입사원 공채에 도입키로 했다. 토익.토플 점수보다는 실제 영어로 상대방을 설득하길 요구하는 것이다.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계기로 그룹 계열사에서 대부분 진행하는 집단 토론도 상당부분 영어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40분간 진행하는 토론 중 20분간을 영어로 하는 것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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