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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피아드 · 경시대회 준비는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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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천체올림피아드에 참가해 별자리를 관측하고 있는 학생들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고 있는 한국정보올림피아드 경시대회 참가 학생들. [중앙포토]

경시대회에 대한 고교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도·면접·자기소개서·추천제 등이 확대되면서 비교과활동에 대한 평가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를 주요 전형자료로 활용하는 수시모집과 각종 특별전형의 인원이 늘어난 점도 한 원인이다. 지난해 각종 경시대회 수상자들에게서 대회 입상 전략과 유의사항에 대해 들었다.  

학설·현상·실험 입증능력 익혀야
 올림피아드 수상은 각종 입시전형에서 으뜸으로 꼽힌다. 각 분야 학술단체들이 주최해 공신력과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다. 해마다 각국 대표들이 실력을 겨루는 국제대회까지 열려 입상 시 외국 대학 입시전형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어 인기다.

 분야는 수학·물리·화학·생물·천문·정보·지구과학 등 이과계열 영역으로 나뉜다. 시험이 교과지식에 대한 학문적 탐구능력을 요구해 문제가 까다롭다. 예를 들어 일반 시험에서는 규칙과 계산식을 이용해 문제를 푸는 것과 달리, 올림피아드에서는 규칙과 공식이 나오게 된 이론을 입증하는 식이다. 즉 학설·현상·실험과정을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수학·과학 경시대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역대 올림피아드 수상자들이 교과 지식의 개념과 원리의 이해를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제49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딴 임동규(18·경기과학고3)군은 “정답 맞히기 싸움이 아니라 더 좋은 논리를 세우는 아이디어 경쟁”이라며“다양하고 창의적인 해법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수상자들은 독창적인 논리를 써내려면 한 문제에 대해 다각적인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 교과 단원들 간, 개념들간, 과목들 간 원리의 상호 연계성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해 제2회 국제천문·천체물리올림피아드(IOAA)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 정대헌(경기과학고 3)군은 “학설의 오류나 현상 및 실험의 원인을 많이 묻는다”며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데 물리와 수학 지식이 동원된다”고 말했다. 천문 문제풀이와 실험에서 물리의 양자역학과 광학이, 수학의 타원·포물선·방정식·미적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영재사관학원 손형호 영재교육센터원장은“지식을 실생활에 적용·응용할 수 있는지 실전문제해결 능력을 묻는다”며 “대회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입상실력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배경지식 쌓고 활용능력 키워야
 경시대회 종류가 많은 분야 중 하나가 영어다. 그러나 대회는 어학 능력보다 주제 관련 배경지식의 활용과 논리력을 평가하는데 초점이 있다. 영어경시대회는 주로 토론·논술·어학능력 평가 등으로 나뉜다. 토론 관련 대회로는 모의법정대회나 모의국제회의 등이, 논술 관련 대회는 글쓰기 대회가, 어학능력 대회는 영어구사능력(듣기·말하기·읽기·쓰기)을 측정하는 대회나 시험이 있다.

 토론대회에서 우승하려면 언어 구사능력은 기본. 상황에 맞는 주제·논리·근거를 활용하는 실력이 필요하다. 상대방과 논쟁을 겨뤄 합리적이고 타당한 논점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제와 관련된 전문 용어와 배경 지식을 공부해야 한다. 상황에 적합한 연기력도 평가 대상이다.

 지난해 5월 전미(全美)고교모의법정대회에 우리나라 대표로 출전했던 세븐몽키즈팀의 김민주(대원외고3)양은 “토론대회는 근거에 기반한 주장과 논리적인 반론이 승패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회에 앞서 진행 규칙을 익힌 뒤 정황분석·증거수집·용어선택·상대방의 예상공격과 대응·반론 등의 토론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영어 발표력은 과학경시대회에서도 필요하다. 국제과학경진대회(ISEF) 같은 국제대회에서는 학생에게 연구물에 대한 영어 발표를 시키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질문하는 심사위원들과 짧은 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국제과학경진대회에서 컴퓨터과학부문 최고상을 받은 김동영군(민족사관고 졸업)은 “15분 동안 연구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해 짧은 문장과 핵심용어를 골라 말하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또 “예상 질문을 뽑아 개념논리와 탐구과정을 설명하고 연구물의 실용성을 강조하는 훈련을 했다”고 덧붙였다.

 영어 글쓰기 대회도 마찬가지다. 근거와 대안으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좋은 가를 받을 수 있다. 화려한 표현, 모호한 단어, 불필요한 수식 등은 금물이다. 지난해 연세대 주최 국제영어글쓰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정재원(민족사관고3)양은 “독자 입장에서 보면 글을 어떻게 써야할지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양은 “반대 주장도 수렴하면서 동시에 나의 주장이 왜 더 중요한지 입증하는 글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며 “이를 위해선 근거와 사례를 제시할 수 있는 풍부한 독서력이 뒷받침돼야한다”고 조언했다.

 정의여고 김광원 교사는 “희망 전공과 관련된 분야의 경시대회 수상이 진학에 도움이 될것”이라며 “입시부담이 적은 고교 저학년 때 수상 실적을 챙길 것”을 당부했다.


프리미엄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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