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지도]62. 야외음악회 … 야외무대 활성화하려면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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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야외음악회는 여름철 음악시즌의 꽃이다.

최근 '열린음악회' 가 인기를 끌면서 야외음악회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즐기는 야외음악회는 연주 도중에도 산보는 물론 도시락과 음료수를 즐길 수 있는 '문화 피크닉' 이다.

그런 점에서 가족동반의 나들이에 적격이다.

야외음악회의 가장 큰 적 (敵) 은 소음과 주차난이다.

주변의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숲으로 둘러싸인 근린공원에 야외공연장이 들어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야외음악당은 호수.조깅코스.산책로와 더불어 근린공원이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다.

. 5명 내외의 소편성 금관앙상블이 공연할 수 있는 팔각정은 젊은 연주자들에게는 무대를, 시민에게는 생활과 함께 하는 음악문화를 제공해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가져온다.

예산 등 여러가지 이유로 반영구적인 야외공연장을 신축하기 힘든 공원에는 이동식 텐트형 임시 무대설비를 대여해주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야외공연의 단점은 오케스트라의 섬세한 음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야외음악당이라면 조명시설과 음향반사판을 갖춘 최소한의 무대를 갖추어야 한다.

야외공연은 탁트인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관객의 시선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만한 성공적인 공연이 되려면 음향 조건을 고려한 적절한 악기편성과 프로그래밍에다 피나는 연습이 필요하다.

야외공연이라고 해서 적당히 연주해도 된다는 생각을 버리는데서부터 시민과 함께 하는 야외음악회의 전통이 싹트는 법이다.

야외음악회는 대부분 무료입장이어서 연주단체의 확고한 의지와 시당국이나 기업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또 공연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런던 글로브 시어터나 리젠트파크의 오픈에어 시어터 처럼 실내공연장 못지 않는 시설을 갖추고 입장권을 발행할 수 있는 야외공연장 건립도 검토해 볼만 하다.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렸던 광복5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같은 이벤트성 공연이 야외음악회의 원래 모습은 아니다.

주말 저녁 가족과 함께 공원을 찾으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상설공연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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