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원화채권은 계속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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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원화채권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장외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495억원, 이달은 20일까지 2조68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유지한 것이다. 이달 외국인이 사들인 채권은 통화안정채권(통안채)이 1조7343억원어치로 가장 많았다. 국채도 250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이 집계한 외국인의 채권 보유 잔고도 증가하고 있다. 19일 현재 외국인의 채권 보유액은 37조9291억원으로 전달보다 9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이러한 외국인의 움직임은 3월 위기설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3월 위기설은 다음달 결산을 앞둔 일본 금융회사가 국내에 투자한 자금을 대거 회수하면서 외화자금의 경색이 심화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은행이 해외에서 빌려온 차입금 중 이달과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는 104억 달러 정도다.

이는 지난해 9월 위기설이 퍼졌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당시 위기설도 9월에 84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외국인이 오히려 4조7130억원어치의 채권을 사들이면서 위기설은 낭설로 판명됐다.

하지만 동유럽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 등 대외 악재는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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