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할인점 차린 권석수씨]박리다매로 한달 억대 팔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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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대형 할인매장들이 우후죽순 처럼 생겨나는 마당에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창업 한달만에 말끔히 씻겼습니다. "

구리시 수택동에서 지난달부터 생활용품 할인점을 시작한 권석수 (權奭洙.43) 사장은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

權사장은 신규창업이 아니라 업종을 전환, 재창업해 성공한 케이스다.

95년 연금매장을 하다 부도가 난 1백50평규모의 지하층을 얻어 문구전문점을 시작한 權사장은 일찌기 가격파괴를 도입, 장사는 웬만큼 됐지만 평균 구매액이 기껏해야 몇천원 수준인 학생용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문구점을 찾는 고객중에 의외로 주부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 기존의 단골을 활용하자는 생각에서 생활용품 할인점으로 업종전환을 결심했다" 는 權사장은 '알파와 오메가' 라는 전문체인점과 물건 구입계약을 맺었다.

생활용품의 특성상 품목이 워낙 다양해 혼자서 일일이 메이커를 찾아다니며 물건을 구입할 수 없어 약간의 수수료를 주더라도 체인점 형태가 더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업종전환에 추가로 들어간 돈은 물건 구입비 1억2천만원. 시중가보다 최소30%에서 최고 80%까지 할인된 금액이다.

다만 외상이 안돼 현금을 줘야했다.

여기에 기존의 점포보증금 5천만원에 권리금 4천만원을 합하면 총 창업자금은 2억1천만원. 생활용품 할인점을 시작한 지난 7월 한달동안 權사장이 손에 쥔 순이익은 1천7백만원. 첫달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앞으로 매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손익계산서를 따져보면 하루평균 5백만원어치를 팔아 한달 매출은 1억5천만원이었다.

여기서 ▶물건구입비 1억2천만원 ▶월세 및 관리비 3백만원 ▶인건비 (직원 10명) 9백만원 ▶광고비 1백만원등 지출 1억3천3백만원을 빼고 나머지가 이익으로 떨어진 것. 그러나 이같은 성공은 그냥 앉아서 손님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려서 나온 결과만은 아니라는게 權사장의 설명이다.

우선 구리시 일대를 다니는 버스 20대에 1대당 월 5만원씩을 주고 광고판을 달았다.

또 유동인구가 많고 수요층이 집중돼 있는 남양시장앞에서 직원들과 함께 광고지를 돌리며 홍보를 했다.

이같은 홍보활동의 초점은 역시 파격적인 할인율과 대형 할인점과의 차별화. "대기업들이 하는 대규모 할인전문점보다도 10~20%가 싸고 묶음이 아니라 낱개로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 權사장은 말했다.

이밖에도 權사장은 영업사원을 채용, 구리시 일대와 인근 서울지역의 사무실을 일일이 돌며 사은품을 돌리고 문구류 마케팅활동을 벌였다.

시중에서 2만7천원하는 A4 복사지 1묶음의 경우 1만4천5백원에 배달까지 해준다는 조건을 제시하자 주문이 잇따랐다.

"현재 전체 매출의 20~30%가 배달" 이라는게 權사장의 설명이다.

파격적인 가격에 가져올 수 있는 상품들이 대부분 중소기업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할때 메이커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충분히 이해시키는 것도 이 장사에서는 필수 요소다.

예를 들어 전자제품의 경우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OEM방식으로 납품하는 것이어서 같은 제품에 가격은 절반 값이라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는 것. 2만종류나 되는 상품을 진열하다 보니 도난방지문제도 큰 애로사항이다.

매장 입구에 캐비넷을 설치, 무료로 손님들의 가방을 보관할 수 있도록해 쇼핑의 편의와 함께 도난사고도 줄였다.

權사장은 앞으로 단체 선물을 주문할 경우 무료로 필요한 글귀등을 인쇄해주는 방식을 도입, 매출을 계속 늘려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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