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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제위기 대공황보다 심각할 수도”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02호 04면

폴 볼커 미국 경제회복자문위원장(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20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열린 경제 콘퍼런스에서 “외국의 산업생산이 미국보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세계경제가 대공황 시절보다 더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공식석상에서 현 경제위기를 대공황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폴 볼커, 조지 소로스도 비관론

이어 등장한 ‘헤지펀드의 귀재’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도 “현 금융시장 상황이 대공황보다 더 나쁘다”는 말로 볼커의 전망에 힘을 더했다. 소로스는 “세계 금융 시스템이 사실상 해체됐다”며 “우리가 위기의 밑바닥에 이르렀다는 어떤 단서도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말은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경제학) 뉴욕대 교수보다 한술 더 뜬 발언이다. 루비니 교수는 “현재 위기는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미국과 유럽 증권시장은 동유럽발 금융위기 우려 등으로 급락했다. 영국의 FTSE100지수는 129.31포인트(3.21%) 떨어져 3889.06을 기록했다. FTSE 지수가 40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3개월 만이다. 독일의 DAX지수는 200.56포인트(4.7%) 추락한 4014.66을, 프랑스 CAC40지수는 122.05포인트(4.2%) 급락한 2750.55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 다우지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씨티은행의 국유화 논란으로 100.28포인트(1.34%) 떨어진 7365.67로 한 주를 마감했다. 이날 오전 크리스토퍼 도드 미 상원 금융위원장이 “일시적으로 은행 국유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다우지수는 곤두박질했다. 닷컴거품 붕괴 이후 최저점인 7286.27포인트(2002년 10월 9일)보다 낮은 7249포인트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백악관이 “국유화는 원칙이 아니다”고 밝히면서 낙폭이 줄어들었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59포인트(0.1%) 하락한 1441.23을 기록했다.

금융불안이 커지면서 금값은 1년 만에 온스당 100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금선물 가격은 25.7달러(2.6%) 뛴 1002.2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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