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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복동 '대원각' 도심속 山寺로 탈바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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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 도심에서 경복궁을 끼고 삼청터널을 지나 성북동으로 향하는 길목에 나타나는 대원각 (大苑閣.성북구성북동) .3공시절 '밀실 정치' 의 산실로 일컬어졌던 요정 대원각이 송광사 (松廣寺) 의 서울분원 길상사 (吉祥寺) 로 거듭나 청정도량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불사가 진행중이다.

아직 '대원각' 이란 간판을 달고 대중음식점 영업도 계속되고 있지만 오는 10월말까지 이사를 완료하기로 약속한 상태고 현재 주지 청학 (淸鶴) 스님은 건물입구 직원숙소에 길상사라는 임시현판을 걸고 불사를 점검하고 있다.

길상사 개원을 위한 백일 기도를 올리고 있는 청학스님은 "현재 자문위원들이 매달 한번씩 모임을 갖고 가람배치와 조형작업등을 논의하고 있다" 며 "늦어도 오는 12월에는 수행도량의 면모를 갖추고 문을 열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대원각은 대지 7천여평, 연건평 3천여평의 대규모 음식점. 독실한 불교신자인 김영한 (金英韓.여.81) 씨가 법정 (法頂) 스님에게 불교발전을 위해 활용해 달라며 기증했고 지난달 법정스님이 위촉한 자문위원회가 가람배치와 운영등에 대한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현 대원각 건물은 물론 주위의 경관과 조형도 그대로 살리기로 했다.

계곡과 연못, 산책로에 늘어서 있는 나무 그리고 현 대원각을 에워싸고 있는 울창한 숲들도 자연 그대로 남겨둔다.

현판만 바꾸고 현재 출입문을 일주문으로 개축하는 한편 대원각 중앙의 신관 (금실.은실) 을 법당 (극락전) 으로 사용하고 우측 모퉁이의 송실을 설법전, 특실을 스님선방으로 활용할 예정. 시기는 미정이지만 출입문 남동쪽으로 지금의 주차장.테니스장 자리에 연건평 2백50평 규모의 대웅전도 짓기로 했다.

40여동의 건물중 10개 안팎의 건물만 사찰시설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개인.가족.청소년단체 등의 수련공간으로 꾸미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이에 따라 길상사는 청소년과 대학생을 위한 여러가지 수행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설법전을 청소년 수련관으로 활용, 다양한 불교문학 강좌와 도서관 마련도 기획하고 있다.

청학스님은 "길상사는 재가자들의 수행도량인 만큼 수행과 교육은 스님이, 사찰의 운영과 관리는 불자들이 맡아 승속이 함께 하는 맑고 깨끗한 운영체제를 갖출 계획" 이라며 "서울에 거주하는 불자들이 자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수행프로그램도 마련중" 이라고 말했다.

그 한가지로 회사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고안중이다.

주말에 부담없이 찾아와 주말을 길상사에서 마련한 수행프로그램에 참여해 정신과 신체를 맑게 하고 월요일 아침 회사에 출근할 수 있도록 모든 편의 시설을 갖추겠다는 것. 한편 길상사는 다음달 2일 법정스님의 법회를 시작으로 매달 한번씩 개원기원법회를 가질 예정이다.

02 - 3672 - 5945~6.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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