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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들을 신바람 나게 하는 상사가 되는 법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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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루시 스톰의 부서에서는 그날 일이 끝나야 하루가 끝났고 사람들은 저마다 성취감을 맛보며 퇴근했다. 몸은 피곤해도 활력이 넘쳤고 회사에 출근하는 일을 즐거워했다. 반면 조 모드의 부서에서는 벨이 울리는 순간 하루 일과가 끝났고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주말이나 휴가, 은퇴가 얼마나 남았는지를 세면서 퇴근하기 바빴다.”
보스는 어떤 부서를 원할까? 그리고 직장인은 어디서 근무하고 싶어 할까? 물으나마나다. 모두 루시의 부서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엄하다. 조 모드의 부서를 닮은 조직이 더 많다. 왜 그럴까? 이 모두가 그 망할 ‘회사’ 탓인가. 아니면 무능력한 중간 간부 탓인가.

이 책은 그 물음에 답하지는 않는다. 다만 문제 많은 중간 간부인 조 모드가 자신의 부서, 그리고 회사 자체를 루시의 부서처럼 만드는 과정을 소설로 보여 준다.
주인공 조의 처지를 보자. 상사인 메리 알렌에게 닦달을 당한다. 생산성을 높여라, 비용을 줄여라, 품질은 높이고 효율은 떨어지지 않게 하라는 채근이다. 부하 직원들은 어떤가. 아무도 업무에 신바람을 내지 않고, 월급이나 휴가 외에는 관심이 없다.

질책을 받거나 잘리지 않을 만큼만 일한다. 조 모드는 고민은 하지만 해결책이 없다. 격려의 말, 훈련 확대, 열린 경영 도입 등 갖가지 혁신책을 시행하지만 소용없다. 대개 헷갈리거나 무의미해 반짝 효과만 낳았다. 결국 조는 ‘경영진이 기발한 해결책을 마련할 때까지 기다리면서 만약에 대비해 다른 일자리를 알아본다’는 정도에 그친다.

그럼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조는 직원에게 일 처리 방식을 가르친다. 단 직원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엔 귀 기울이지 않는다. 자기가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기도 한다. 조뿐만이 아니다. 회사 상사는 비서의 아이디어를 가로채고, 출근시간 등 직원 체크에 열심이며, 능력이 아니라 사내 정치에 따라 승진되기도 한다.

책에서는 조직원의 열의와 창의를 빼앗아 가는 것을 ‘샙’이라 칭하며 의미 없이 반복되는 업무, 신뢰 부족, 일방적 의사결정, 피드백 없는 평가, 사람을 부품 취급하는 것 등이 ‘샙’을 일으킨다고 예시한다. 반면 열의와 창의를 불러일으키는 번득임을 ‘잽’이라 하며 책임·의미 있는 업무가 주어지고, 결과를 측정할 수 있을 때, 신뢰받고 있다고 느낄 때, 의사결정에 참여했을 때, 그리고 칭찬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잽’을 일으킨다고 한다.

이 정도면 안 봐도 비디오다. 샙만 일으키던 조는 루시의 행동을 보며 잽을 유도하는 법을 하나하나 익혀나간다. 팀원을 깎아내리지 않고, 부하의 말을 귀담아듣고 공감하며, 필요하다면 부하에게 도움과 참여를 청하고 지원은 해 주되 책임은 빼앗지 않는 식으로 최고의 팀을 만들어 나간다. 함께 목표 세우기, 적극적 피드백, 적절한 코칭 등 몇 단계 과정이 이어지지만 결국 조의 사례는 회사 전체로 확산돼 경영은 순풍에 돛 단 듯 좋아진다.

재미도 있지만 교훈적이다. 부하 직원에 대해 “머리 굴려 이유를 찾는 건 그대 몫이 아니라네. 몸을 굴려 일하는 게 그대 몫이라네”라고 믿는 간부들이 꼭 읽어 볼 만한 책이다.참고로 지은이가 냈던 경영소설 『The Goal』(동양문고)은 소설로서는 드물게 우리네 대학 경영학과에서 교재로 쓰이기도 했다.

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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