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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의 안전성관련 '소보원 발표'파문 확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치약의 안전성 실태에 관한 소비자보호원의 최근 조사 결과를 둘러싸고 공정성 시비가 가열되고 있다.

문제는 지난달 28일 소보원이 국내에서 시판중인 39개 국산.수입품을 대상으로 일반치약의 마모도와 미백치약의 과산화수소 함량등을 조사.발표하는 과정에서 '마모도가 낮을수록, 과산화수소 성분이 적을수록 몸에 이로운 것처럼' 표현하면서 시작됐다.

과산화수소는 이빨을 희게 만들어주는 성분. 조사결과가 자사제품이 가장 유리하게 나타난 LG생활건강측은 이를 바로 광고에 활용했고, 그러자 라이벌인 태평양측은 '마모도가 낮다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니며, 과산화수소 성분의 경우도 FDA허용치 이내' 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태평양은 또 공정거래위원회.보건복지부등에 LG 광고활동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여기에 다른 국내외 경쟁사들까지 반발하는 과정에서 '소보원이 치약마모도 조사를 LG생활건강연구소에 의뢰했다' 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문제가 시끄러워지자 소보원측은 14일 '마모도 조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시설이 LG연구소에 있었기 때문에 연구원들을 파견해 조사했을 뿐이다' 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돌리는 등 긴급 해명에 나섰으나 의혹은 되려 증폭되고 있다.

특히 조사결과 대부분의 자사 제품이 마모도등에서 불리하게 나타난 암웨이등 외국업체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대책을 마련중이다.

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소비자 활동은 국경을 초월, 소비자를 위한 것이 돼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소보원측은 "이번 조사는 소비자들의 피해사례 접수로 시작됐을뿐 다른 의도는 없고 조사 자체도 공정했다" 면서 "단지 일부 업체가 결과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면서 빚어진 사태" 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소보원의 결과 발표가 다소 성급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효준.배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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