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죽음은 유전자가 결정 … 피할 수 없어”
남홍길 포스텍 교수팀
생명체의 노화와 죽음을 관장하는 생체회로가 규명됐다.
노화는 생명체의 수명을 결정짓는 발달 과정이다. 그러나 아직 그에 대한 유전자적 과정과 조절 회로 등은 규명된 바 없다.
연구팀은 잡초의 일종인 애기장대로 그런 비밀을 풀었다. 애기장대의 노화와 관련된 세 개의 유전자인 ‘오래살아1’‘EIN2’‘miR164’가 서로 상호 작용을 통해 이뤄지는 생체회로의 조절이 노화 조절에 중요하다는 것이 이번에 밝혀졌다. 식물이 나이가 들어가면 EIN2 유전자의 영향으로 오래살아1의 양이 많아지면서 노화가 진행되고 죽음이 유도된다는 것이다. 또 오래살아1의 양이 늘어나지 못하게 해도 식물의 노화와 죽음을 막지 못했다.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생명체가 노화를 거쳐 죽음에 이르려면 일정 기간 이상 노화 생체회로가 작동해야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남 교수는 “식물이 나이가 들면 노화와 죽음을 피할 수 없도록 프로그램 돼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DVD 한 장에 영화 1만2500편 담을 수 있다
박수진 울산과기대 교수팀
기존 정보 저장 용량을 1만 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공정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로 DVD를 제작하면 한 장에 영화 1만2500편을 담을 수 있게 된다. 기존 DVD는 한 편밖에 저장할 수 없었다.
박 교수는 사파이어의 단결정과 고분자의 성질을 이용했다. 사파이어는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하면 원자들이 스스로 일정한 주기를 갖는 선(線) 배열이 이뤄진다. 그 위에 고분자를 증기 처리하면 일정한 형태의 정보 저장 공간 제작용 거푸집을 만들 수 있다. 정보 저장 공간의 간격과 크기는 고분자의 분자 길이로 조절할 수 있다.
박 교수는 분자량이 적은 고분자의 경우 구조를 조절하기 어려운 점을 소금 성분을 넣어 해결했다. 이에 따라 비트 간의 간격이 기존에는 50㎚인데 비해 이번 기술은 7㎚에 불과하다.
이 기술이 상용화하면 DVD뿐 아니라 하드디스크·메모리스틱 등 각종 저장 매체의 저장 능력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된다.
광전기력 이용, 태양전지 신소재 개발 길 터
정상욱 미국 럿거스대 교수팀
미국 럿거스대 물리학과 정상욱(사진) 석좌교수와 최택집 박사,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과학연구부 이성수 박사팀은 비스무스철산화물에서 이런 특성을 발견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20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상온에서 단결정 비스무스철산화물을 합성했다. 이어 외부에서 가하는 전기장의 크기와 방향에 따라 비스무스철산화물 내부의 전극 방향이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일종의 다이오드 특성이 나타난 것이다. 다이오드는 전류가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교류 전류를 직류로 바꾸는 정류기, 전류 스위치 등에 활용된다. 이 결정에서 이런 특성이 발견된 것은 처음으로 앞으로 전자소자 개발에 직접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비스무스철산화물에서 나타나는 광기전력의 경우도 다양한 소재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광기전력은 빛을 받으면 전기를 생산하는 성질이다.
이런 특성은 아파트 문을 들어서면 전등이 자동으로 켜지는 포토다이오드 등에 활용되고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