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항공사고 왜 많이 생기나…장마·무더위에 집중력 저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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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와 사고양상이 유사했던 것으로 분석되는 93년의 아시아나항공기 목포공항 추락사고는 2건 모두 여름철에 발생했다.

우연일까 아니면 항공사고가 집중되는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일까. 건설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항공사고 발생비율은 단연 여름철이 높다.

88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10년간 항공사고는 20건으로 이중 전체 사고의 70%인 14건이 여름철 (6~8월)에 집중 발생했다.

월별로는 ▶6월 4건 ▶7월 5건 ▶8월 5건등의 순으로 집계된다.

89년 13명의 인명피해를 낸 우주항공소속 헬기사고와 80명이 숨진 리비아 트리폴리공항 대한항공 DC10기 추락사고가 모두 7월에 발생했고, 91년 대구공항 대한항공 727기 동체착륙 사고는 6월에 발생했다.

93년 목포공항 착륙을 시도하다 부지개산에 충돌, 1백10명의 사상자를 낸 아시아나항공 737기 사고도 7월에 발생했으며, 94년8월에는 대한항공 A300기가 제주공항착륙도중 공항담장에 충돌하는 사고로 9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여름철이 아닌 항공사고로는 1명이 숨진 89년11월의 김포공항 대한항공기 사고등 1월 1건.3월 3건.9월 1건.11월 1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10년간 항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자 4백명중 3백94명이 여름철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돼 거의 대부분의 항공사고 사망자는 여름철에 집중된 셈이다.

건교부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장마와 무더위가 계속되는 여름철에 ▶항공종사자들의 집중력 저하와 과로등 건강이 다른 계절에 비해 좋지 못한데다▶대기 불안정 상태로 인한 돌발기상▶휴가철 성수기에 맞춘 운항편수 증가등이 맞물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권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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