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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원 '평화의 마을' 주최로 '가족관계훈련 캠프' 개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가족은 누구에게나 '믿는 구석' 이다.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을때, 친구와 다퉈 속상했을때 한달음에 달려가서 하소연을 늘어놓을 만만한 (?) 상대로 가족 이상이 있을까. 고아원 아이들이 겪는 설움중엔 이처럼 사사로운 일상을 털어놓을 마땅한 의논 상대가 없다는게 큰 부분을 차지한다.

최근 대전소재 고아원 '평화의 마을' 주최로 열린 '가족관계훈련 캠프' 는 이들 고아들에게 의논상대를 되찾아주려는 시도로 주목을 끌었다.

"입양과 결연의 중간쯤인 관계" 라는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혈연을 유독 중시하는 한국인들의 정서상 남의 아이를 식구로 맞는 입양은 너무 큰 부담. 반면 정기적으로 돈을 부쳐주는 정도의 결연은 고아들에게 가족을 느끼게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관계맺음일 수 밖에 없다.

'입양과 결연 사이' 는 양쪽에게 현실적인 대안인 셈. 2박3일간의 캠프에서 '평화의 마을' 아이들 20명과 후원 가족들은▶아침마다 서로 얼굴 닦아주기▶가족신문 함께 만들기등을 통해 우선 마음의 문을 열었다.

물론 지금부터의 관계 유지가 이번에 첫시도된 대리가족 성공의 관건. 후원가정에게 '대리 부모' 역할을 가르치는 송길원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 대표는 "실제 부모는 돼줄 수 없지만 무슨 얘기든 할 수 있는 편한 상담자 역할을 해주겠다는 뜻을 고아원 아이들에게 솔직히 전달하라" 고 말한다.

지나친 집착이 개입되는 친부모 - 자식간보다 원활한 대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게 송대표의 말. 또 아이에게 지나치게 잘해주는건 평소 고아원생활에 대한 박탈감을 심화시키므로 평범하게 대해주는걸 염두에 두어야한다.

▶고아원 아이와 후원 가족간 생일을 서로 챙겨주기▶격주 토요일을 '만남의 날' 로 정해 오가기▶학부모 면담등 아이의 학교행사에 참석해주기▶편지.전화 자주하기등은 구체적 실천 방법들. 한편 친자녀와 원만하게 지내도록 나이차를 좀 두어 언니 (형).동생 관계를 맺어주는 배려도 필요하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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