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추락참사 이륙에서 착륙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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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비운 (悲運) 의 여객기 대한항공 보잉 747 - 300기 (KE 801편) 는 5일 오후8시22분 당초 출발 예정시간보다 17분 늦게 김포공항을 이륙했다.

당시 서울의 기상상태는 북서풍이 초속 1.5로 불고 구름이 많이 끼었으나 비는 오지 않았으며 비행에 특별한 문제는 없는 상황이었다.

탑승객 대부분은 휴가를 즐기려는 피서객들이었고 신혼여행객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

박용철 기장은 이륙후 도착예정 시간, 도착예정지의 날씨, 항공노선의 기후등을 승객에게 예정대로 알리는등 정상적으로 운항했다.

승객들도 저녁식사를 즐겁게 마치고 4시간 정도의 비행이 끝나면 눈앞에 펼쳐질 괌에서의 여정을 그리며 휴식을 취했다.

기장이 밝힌 도착예정시간인 6일 0시40분 (한국시간) 쯤. 하지만 몇몇 생존자는 사고기가 이륙후 기내서비스를 실시하다 몇차례 굉음을 내기도 했고 이때문에 승무원들이 기내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괌 현지의 기상은 비가 많이 내리고 가벼운 바람이 불었지만 시계가 8㎞ 정도로 착륙불가 상태는 아니었다.

괌 아가냐공항 관제탑도 착륙에 별 문제가 없다며 착륙허가를 내주었다.

그러나 공항 활주로에 최종 접근하는 단계 (final approach)에서 "뭔가 잘못됐다 (something wrong)" 는 朴기장의 통신이 관제탑에 긴급 타전됐다.

그후 朴기장으로부터의 통신은 완전히 두절됐다.

괌 공항으로부터도 KAL기가 도착예정시간이 지났는데도 도착하지 않았다는 연락이 대한항공 현지 지사로 왔다.

뭔가 문제가 발생했다는 생각에 괌 대한항공 지사에 비상이 걸렸다.

이 시간 (6일 0시55분) 사고기는 아가냐공항으로 접근하다 공항 남쪽 5㎞지점에 위치한 밀림지대로 갑자기 추락했다.

모두 2백26명이 숨진 세계항공사상 참혹한 또하나의 대형사고 비보 (悲報)가 한밤중 서울로 날아드는 순간이었다.

아가냐 (괌)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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