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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예탁금 3兆臺 붕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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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증시자금상황을 반영하는 증권사 고객예탁금 잔고가 40여일새 6천억원 가까이 줄어들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3조원마저 붕괴됐다.

반면 매물 대기자금인 증권사 신용융자 잔고는 3조3천억원 언저리를 꾸준히 맴돌면서 고객예탁금을 3천억원 가까이 웃도는 등 증시자금 수급구조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4일 한국증권전산에 따르면 지난 2일 고객예탁금 잔고는 전일비 2백6억원 줄어든 2조9천9백30억원으로 약 4개월만에 3조원선이 깨졌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2월중순 잠시 3조원대를 넘어섰다가 주가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4월초 3조원대를 다시 돌파한 뒤 6월16일에는 3조5천8백68억원까지 늘어나는 급증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7월 들어 태국 바트화위기와 기아그룹 부도유예협약 적용, 대기업 자금악화설파문등 나라 안팎의 대형악재가 잇따르면서 6월16일 이후 불과 한달반만에 5천9백억여원에 달하는 증시자금이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

반면 증권사가 빌려준 투자자금인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2일 3조2천9백91억원을 기록하는등 6월초이후 지난 두달간 3조3천억원대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매물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고객예탁금 급감에 대해 "경기회복에 도움이 됐던 엔화강세와 금리하락세가 주춤한데다 지난달 이후 초대형 악재가 잇따라 돌출하면서 투자심리와 증시체력이 급격히 약화됐기 때문" 이라고 풀이했다.

동원경제연구소 이충식 동향분석실장은 "올들어 증시 가수요자금 (신용잔고) 이 실질자금 (고객예탁금) 을 한달 가까이 웃돈 일은 처음으로, 대기업부도파문이 얼마나 빨리 가라앉느냐가 고객예탁금 상승세 반전을 위한 관건이라고 본다" 고 말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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