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주택·건설경기 '끝없는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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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진구 미분양 아파트 견본주택. 찾는 사람이 없어 썰렁하다. 송봉근 기자

부산지역 건설경기가 썰렁하다. 정부의 부동산대책 영향 등으로 주택경기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 아파트 분양은 이어져 공급과잉 우려를 낳고 있다. 공급과잉은 미분양으로 이어져 건설경기 침체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란 지적이다. 부산지역 아파트 분양 물량은 4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건설 경기 침체=한국은행 부산본부에 따르면 올 1~4월 부산지역 건설발주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2%,건축허가면적은 47.7% 감소했다.

건설 발주액은 1조360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5752억 원에 비해 절반에 그쳤다.이는 서울(-33.0%)·대구(-14.5%)·인천(-46.2%) ·광주(36.4%)· 대전(-43.5%) ·울산(-45.9%) 등 7대 도시 중 감소폭이 가장 큰 것이다.

건설경기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건축허가면적도 같은 기간 166만8000㎡로 전년 319만㎡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중소 건설업체들의 부도도 이어지고 있다.1~4월 부도 업체는 34개로 전년 동기 대비 7개 늘어났다.부도금액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2.6%로 전년 동기 14.7%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미분양 아파트 증가=부산의 지난 4월 말 현재 미분양 아파트는 4769가구로 전달(3730가구)에 비해 1039가구가 늘었다.지난해 12월 4089가구를 정점으로 올 2월 3824가구,3월 3730가구로 계속 감소하던 추세가 반전된 것이다.

부산진구가 923가구로 전달(461가구)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동래구는 전달(1133가구)보다 21% 늘어난 1372가구를 기록했고,해운대구(949가구)·강서구(370가구)도 전달에 비해 각각 44%와 32%씩 증가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 신규 분양된 아파트들의 분양실적이 저조해 미분양이 크게 늘어났다”고 분석했다.반면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봄철 이사 수요에 힘입어 4월 말 현재 3만9589가구로 전달(4만70가구)에 비해 1.2% 감소했다.

◆아파트 분양 봇물=이달 중 부산에 5994가구의 아파트가 새로 분양된다.이같은 분양 물량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분양된 4718가구를 크게 넘어서는 물량이다.롯데건설이 사하구 다대동과 북구 화명동에 각각 3462, 299가구를 분양한다.주택공사는 동래구 안락동에 814가구,LG건설은 동래구 사직동에 328가구를 공급한다.

신규 아파트 분양이 이어지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아파트 공급 과잉은 건설경기 침체로 이어져 불황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고 말했다.아파트 입주 물량도 몰리고 있다.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입주아파트는 이달 4203가구를 비롯해 연말까지 2만8511가구에 이른다.

이 중 ▶ 사하구 하단동 SK뷰(1828가구) ▶ 북구 화명동 대림·쌍용(1895가구),화명동원로얄듀크(1627가구) ▶ 해운대구 반여동 장산1차롯데낙천대(1198가구) ▶ 사하구 장림동 동원로얄듀크(1973가구) 등 대규모 아파트만도 5개나 된다.

김관종 기자 <istorkim@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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