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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뒷바라지, 선배맘에게 물어보니…

중앙일보

입력


중학교 생활에 대한 조언을 주기 위해 '선배맘'들이 뭉쳤다. 이들은 "자녀를 믿고 기다리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ang.co.kr

새학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각급 학교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마음이
바빠질 때. 시행착오를 줄이고 싶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선배 엄마들의 경험담이 절실하다. 선배맘들의 자녀교육 노하우, 세 번째는 중학 생활에 대한 이야기다.

공부 스트레스 급격히 늘어
 전영희(이하 전) 아이가 6학년 2학기 때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2년간 외국생활을 해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친구들과 관계가 원만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오늘 어땠어? 재밌었어?”라며 관심을 나타냈다.

 김수정(이하 김) 우리는 중1년 1학기를 마친 뒤 미국으로 떠났다. 고민이 많았지만‘재수도 하는데’ 싶어 결정했다. 1년 뒤 귀국했고, 3학년이 된 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외고 입시를 준비했다. 아무래도 수학 성적이 달렸지만 다행히 이번 외고 입시에서 창의사고 시험이 없어져 명덕외고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홍진(이하 홍) 초등 땐 솔직히 적당히 공부해도 기본 실력으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중학교 시험은 다르다. 성적이 나오지 않는 초등학교 땐 아이가 상위권인 줄 알다가 중학교 올라가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아이도 영어를 어느정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서술형에서 2~3개 틀리니 과목 등수가 200등 떨어져 충격을 받기도 했다. 시험에서는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공부방법 및 시험요령도 익혀야 한다는 걸 느꼈다.

 홍 수행평가도 중요하다. 시험을 잘 봐도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작은 테스트도 성적에 반영돼 학교 생활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자연히 공부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 엄마의 잔소리가 역효과가 날 때가 많다.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영어·수학 + 논술·음악 학원
 홍 학원은 대외적인 실적보다 아이에게 맞는지가 중요하다.

 김 스스로 잘 하는 아이들은 대형 학원, 아니면 소수정예로 배울 수 있는 작은 학원이 낫다. 중학교 때는 국·영·수만 잡아도 성공이다. 외고 준비생은 수학을 놓치기가 쉬운데 꾸준히 해야 한다. 선행이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수학을 소홀히 했다가는 따라가기가 힘들다.

 전 우리 아이도 영어·수학학원을 보내면서 책좀 읽으라고 논술학원에도 보내고 있다.

 홍 첫째 아이는 국제중이라는 특성상 대금·댄스 등 다양한 활동을 시킬 수 있었다. 주말에는 논술학원을 다녔다.

 김 악기 하나쯤 배우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클라리넷을 배우게 했는데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더라.

 홍 아이가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해 레슨을 시켰는데 정서적으로도 좋은 것 같다.

 김 특목고 진학을 위해선 내신 관리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수업을 잘 들어야 한다. 아이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찍 재웠다.

 홍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10분이라도 토막잠을 자도록 내버려뒀다. 밤에는 학원숙제를 다 못했어도 일단 재우고 학원에 전화해 양해를 구했다.
  

다그치기보다 돌려 말하기

 전 아이가 공부 때문에 힘들어 할 땐 언젠가 노력의 대가가 반드시 있을 거라고 주변 사람을 역할모델 삼아 이야기해준다. 공부를 다 했는지 궁금할 때도 직설적으로 다그치기보다는 “학원 ○시에 가야 하는 거 알고있지?”라는 식으로 돌려서 말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마술에도 같이 관심을 보이며 크게 호응해줬다. 때론 아이에게 아부도 할 줄 알아야 한다.(웃음)

 김 우리는 문자로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얼굴 맞대고는 할 수 없는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오간다. 아이와 다퉈 감정이 고조될 땐 일단 자리부터 피한다. 서로 마음을 누그러뜨린 뒤 다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전 아이가 게임에 빠졌을 땐 주말에 영화를 보게 하거나 차라리 만화책을 빌려주었다. 또 함께 가까운 곳에 놀러 나가 일단 게임 생각을 잊게 한 것이 효과적이었다. 
 

중학교선 책 읽을 시간 부족 
 전 중학 입학을 앞둔 지금과 입학 직후에는 최대한 책을 많이 읽게끔 유도하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때에 비해 책읽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한자 공부도 미리 해두면 어휘력에 도움이 된다.

 홍 본격적인 영어 문법 학습 전에 용어도 정리해두면 좋다. 품사니 시제니 하는 용어를 아이들이 헷갈려 한다.

 홍 아이의 진로는 보통 1학년이 끝나갈 때 쯤 파악되더라. 그러나 과고 진학을 염두에 둔다면 적어도 1학년 2학기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올림피아드 시험 등 단기간에 준비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다.

 김 무엇보다 조급해선 안된다. 중학생이면 다 잘하려 하기보다 특기를 살려 나가는 시기다.

 홍 대부분 갈등은 아이에게 능력 이상을 기대하는 데서 비롯된다. 아이들 나름대로의 장점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eh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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