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10승 정복 박찬호 이젠 '메이저 특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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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메이저리그 후반기 에이스가 되겠다.

" LA 다저스의 박찬호 (24)가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리며 시즌 10승고지에 올랐다.

박은 1일 (한국시간) '추억의 리글리필드' 에서 벌어진 시카고 커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8이닝동안 볼넷 2개와 사구 1개, 3안타로 1실점한 채 삼진7개를 빼앗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달 26일 박의 9승째를 신호탄으로 연승가도를 달려온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최근 6연승, 내셔널리그 서부조 공동1위가 됐다.

올시즌 내내 조 선두를 달려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날 경기가 없어 다저스와 나란히 시즌전적 59승49패를 마크했다.

박은 최근 5연승과 함께 시즌전적 10승5패를 기록했고 방어율도 3.07에서 2.96으로 끌어내렸다.

상대타자 타율도 0.213에서 0.207로 낮췄다.

내셔널리그 방어율 6위, 상대타자 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박은 다저스 선발투수 가운데 다승과 방어율에서 모두 1위로 올라섰다.

박찬호는 이날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1회말 1번타자에게 중전안타, 2번타자에게 우월2루타를 맞아 무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다.

박은 3번 새미 소사를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4번 마크 그레이스를 볼넷으로 내보내 1사만루의 위기가 이어졌다.

5번 숀 던스턴을 삼진으로 잡은 박은 6번 케빈 오리에게 연달아 투스트라이크를 던져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으나 몸쪽을 파고드는 직구를 던지려다 오리의 머리를 맞혔고 밀어내기로 첫 실점을 했다.

전반기만 해도 강판당할 수 있는 위기였으나 박은 침착하게 후속 스콧 서베이스를 중견수플라이로 유도했고 2회부터 메이저리그 후반기 에이스다운 면모를 되찾아 10승의 발판을 닦았다.

박은 2회말 2사후부터 8회말 수비를 마칠 때까지 19타자를 연속 범타시키는 새로운 개인기록을 수립했다.

지금까지 박찬호의 최고기록은 지난 4월10일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15타자를 연속으로 범타처리한 것. 8회까지 불과 1백7개의 볼을 던진 박은 생애 첫 완투승을 꿈꾸며 9회말 마운드에 올랐으나 첫 타자 새미 소사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마무리투수 토드 워렐로 교체됐다.

워렐은 실점없이 수비를 마쳐 박찬호의 10승을 지켰다.

시카고 (일리노이주) =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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