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70%‘무작정 공격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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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전 금융상품 투자자의 70%가량이 자신의 투자 성향에 어울리지 않게 공격적인 상품에 투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증권과 굿모닝신한, 대우, 우리투자, 하나대투, 한국증권 등 6개 주요 증권사가 자통법이 시행된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투자 권유를 위해 투자자 11만3009명에게서 받은 투자정보확인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

이는 투자정보확인서의 질문 항목 중 하나인 과거 투자 경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응답을 종합 분석한 데 따른 분석이다.

이에 따르면 자통법 시행 이전의 투자 경험을 물은 데 대해 주식워런트증권(ELW)이나 선물옵션 등 공격투자상품과 주식이나 원금비보장형 주식연계증권(ESL) 등 공격적인 투자상품에 투자했다고 답한 경우가 각각 35.3%와 34%에 달했다.

또 투자성향 자가진단 문항에 투자자금 대부분을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 또는 파생상품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공격투자형과 자금의 상당 부분을 이 같은 상품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적극투자형이라고 답한 경우가 각각 24.8%와 28.9%로 모두 53.7%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투자정보확인서의 질문 문항을 종합해 산출한 증권사의 고객유형 분류에서는 공격투자형과 적극투자형이 각각 15.89%와 30.23%로 총 46.1%에 그쳤다. 이와 함께 투자지식 수준을 물은 데 대해서도 낮은 수준과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답한 경우가 모두 46.4%로 집계됐다. 이는 과거 공격적인 상품 또는 적극적인 상품에 투자해 온 투자자(전체 투자자의 70%) 중 절반가량이 자신의 투자 성향에 어울리지 않게 투자한 것을 뜻한다.

투자 가능 기간에 대해서는 52.5%가 3년 이상이라고 답했고, 그 다음은 ▶1년 이상∼2년 미만 17.82% ▶2년 이상∼3년 미만 13.63% ▶6개월 이상∼1년 미만 9.86% ▶6개월 미만 5.65% 등의 순이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최상길 전무는 “그동안 투자자들이 자신의 수준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공격적인 상품에까지 투자했다”며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상품 판매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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