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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남성 만성피로 아침운동으로 풀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건강은 목적인가 수단인가.

보건경제학에선 건강을 목적이 아닌 수단의 하나로 판단한다.

이유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나 실천에 옮기는 정도가 임금의 많고 적음에 따라 비례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반면 아예 부유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건강행동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한국의 가장들은 어떤가.

한마디로 '밑천 드러난다' 는 말이 실감난다.

OECD 선진 29개국 가운데 고혈압과 간암.결핵 사망률 1위.위암 사망률 2위란 암담한 건강점수를 받았기 때문. 그러나 아빠들의 건강이 목적을 위해 희생되어도 좋은 수단으로 전락되어선 곤란하다.

건강한 아빠가 바로 건강한 가족의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이 유난히 힘든 P씨 (40) . 매사에 의욕이 없고 몸은 피곤해 흐느적거리기 일쑤다.

신체검사를 받아보지만 결과는 항상 정상. 거금을 들인 보약이나 건강보조식품도 별무신통이다.

이젠 원래 체질이 약해 그러려니하며 자포자기한 상태. 이 경우 P씨가 가장 먼저 해야할 조치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것이다.

만일 P씨의 피로가 단순한 과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내 회복되기 때문. 그러나 충분한 휴식후에도 여전히 피곤하다면 생체리듬의 난조에서 이유를 찾아야한다.

P씨의 피로가 생체내 긴장.이완주기가 한 템포 늦게 가동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긴장을 담당하는 부신 (副腎) 호르몬 아드레날린이 아침기상후 제때 적절히 분비되지 않으면 오전내내 멍한 상태로 지내게 된다.

반면 잠자리에 들 땐 오히려 뒤늦게 발동이 걸린 긴장상태가 밤시간까지 지속돼 숙면을 이루기 어려운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최선의 처방으로 '아침운동 30분' 을 권한다.

30분 일찍 일어나 운동함으로써 운동의 건강효과를 고스란히 얻음은 물론 처지기 쉬운 아침에 빠른 각성상태로 생체리듬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경험하는 만성피로가 스트레스등 정신적 원인에서 비롯된다는 사실도 아침운동이 중요한 이유다.

정신적 피로의 회복엔 휴식보다 운동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때는 덤벨.바벨.단거리 빨리달리기처럼 산소없이 근육 속의 영양물질을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는 무산소 운동보다 수영.산책.등산등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 유산소 운동이 심폐지구력 향상을 통해 피로를 이기고 활력을 되찾는데 도움이 된다.

근무도중 잠깐씩 취할 수 있는 적절한 이완요령을 스스로 터득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루종일 긴장을 계속하다보면 탈진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긴장이완책은 마사지나 온탕욕. 그러나 번거로운 것이 문제다.

연세대의대 재활의학과 전세일교수는 구슬돌리기를 권한다.

중국식 철구 (鐵球) 2개를 손바닥 위에 놓고 굴려줌으로써 책상에 앉아서도 손쉽게 긴장완화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음악감상이나 맨손체조.명상도 좋은 방법. 몸과 마음이 편해질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별한 방법이 없다면 근육수축과 이완의 반복을 통해 긴장해소를 유도하는 바이오피드백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요령은 교육용 책자나 테이프를 통해 배우거나 정신과 전문의를 찾으면 된다.

하지만 드링크류나 커피.담배는 좋지 않다.

단기적으론 중추신경 각성작용을 지닌 카페인과 니코틴의 힘으로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약효가 떨어지면 생리적 반동작용으로 더욱 심한 무력감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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