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경기회복 걸림돌-통계청 산업동향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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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생산이 증가하고 재고는 크게 줄어드는등 경기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업자수도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기아.진로.대농그룹등 부실기업의 처리 향방에 따라 하반기 경기추이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 에 따르면 생산증가율 (이하 전년동월대비) 은 12.4%로 지난해 1월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주로 반도체.자동차.화학제품의 수출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풀이됐다.

재고증가율도 10.7%로 95년6월이후 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그쳤다.

반도체와 자동차의 재고수준이 아직은 높은 수준이지만 철강.비금속광물등의 재고가 크게 줄었다.

통상 재고증가율이 한자리수에 진입하면 재고조정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경기의 회복 여건이 갖춰지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강병일 (姜炳一) 통계청 조사국장은 "지표상으로는 경기선행지수 증가율이 4개월째 확대되고 있어 빠르면 9월께 경기저점에 다다른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며 "그러나 기아그룹처럼 돌발 사태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속단은 이르다" 고 말했다.

실업률도 2.3%로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실업자수도 49만6천명으로 지난 3월의 72만4천명에 비해 22만8천명 감소했다.

이에 대해 姜국장은 "취업여건이 좋아졌다기 보다는 취업을 포기하는 바람에 아예 경제활동인구로 잡히지 않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아그룹 사태가 하반기 경기회복의 최대 걸림돌로 등장했다.

통계청은 95년 광공업 통계조사를 근거로 기아그룹의 총출하액이 7조4천6백10억원이며, 이는 전체 제조업의 2.1%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림참조〉 특히 아시아자동차의 출하액은 광주지역 제조업 출하액의 무려 26.2%를 차지하고 있어 이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여기에다 기아그룹 계열사외에 2만개안팎에 달하는 협력업체의 조업 차질까지 감안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통계청은 또 기아그룹 문제가 지표에 반영되는 7월부터는 생산증가율.제조업가동률등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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