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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값싸게 뽑아내는 게 연료전지 핵심…비타민C 활용한 생체전지도 개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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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수소 경제 시대의 핵심은 수소를 어떻게 값싸게 뽑느냐에 달려 있지요. 앞으로 백금과 같은 귀금속을 쓰지 않고도 물에서 고효율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촉매 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할 겁니다.”

광주과기원 환경공학과 이재영(36·사진) 교수는 이달 초 문을 연 ‘에틀실용촉매연구센터’의 주요 연구 방향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 센터의 소장은 2007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독일 프리츠하버연구소 게르하르트 에틀 박사이며, 이 교수는 실무 책임자다. 그의 주도로 에틀 박사를 소장으로 영입할 수 있었다.

현재 연구센터에는 독일을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 20여 명이 연구진으로 등록돼 있다. 센터에 상주하지는 않지만 필요에 따라 공동 연구와 정보를 공유한다. 이름만 올려놓은 연구진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연료 전지와 촉매 전문가다. 촉매는 화학반응 과정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물질. 그동안 대부분의 연료전지에서는 값비싼 백금을 촉매로 사용했다. 이 교수는 그 양을 기존 방법에 비해 10분의 1밖에 쓰지 않으면서도 효율이 높은 연료전지를 개발하기도 했다. 현재는 백금을 전혀 쓰지 않는 쪽으로 연구력을 모으고 있다.

“연료전지는 미래의 일상을 바꿔놓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겁니다. 로봇에서부터 자동차, 가정용 전원, 인체 진단용 초소형 기기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연료전지는 크게 기여하리라 봐요.”

그는 연료전지의 미래를 이같이 예견했다. 이 교수는 생체 친화용 연료전지 개발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몸 안에 집어 넣어 사용할 초소형 의료기기가 개발되면 거기에 연료전지를 탑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효율도 좋아야 하지만 인체에 독성이 없어야 한다.

“몸 안에서 비타민C로 구동되고 그나마도 연료가 떨어지면 몸 안의 젖산 같은 유기물을 흡수해 구동하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어요.” 이 교수의 아이디어는 신선하다.

대학본부에서도 센터를 위해 연간 10억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수소 경제 시대를 견인할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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