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경제 시대의 핵심은 수소를 어떻게 값싸게 뽑느냐에 달려 있지요. 앞으로 백금과 같은 귀금속을 쓰지 않고도 물에서 고효율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촉매 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할 겁니다.”
현재 연구센터에는 독일을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 20여 명이 연구진으로 등록돼 있다. 센터에 상주하지는 않지만 필요에 따라 공동 연구와 정보를 공유한다. 이름만 올려놓은 연구진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연료 전지와 촉매 전문가다. 촉매는 화학반응 과정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물질. 그동안 대부분의 연료전지에서는 값비싼 백금을 촉매로 사용했다. 이 교수는 그 양을 기존 방법에 비해 10분의 1밖에 쓰지 않으면서도 효율이 높은 연료전지를 개발하기도 했다. 현재는 백금을 전혀 쓰지 않는 쪽으로 연구력을 모으고 있다.
“연료전지는 미래의 일상을 바꿔놓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겁니다. 로봇에서부터 자동차, 가정용 전원, 인체 진단용 초소형 기기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연료전지는 크게 기여하리라 봐요.”
그는 연료전지의 미래를 이같이 예견했다. 이 교수는 생체 친화용 연료전지 개발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몸 안에 집어 넣어 사용할 초소형 의료기기가 개발되면 거기에 연료전지를 탑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효율도 좋아야 하지만 인체에 독성이 없어야 한다.
“몸 안에서 비타민C로 구동되고 그나마도 연료가 떨어지면 몸 안의 젖산 같은 유기물을 흡수해 구동하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어요.” 이 교수의 아이디어는 신선하다.
대학본부에서도 센터를 위해 연간 10억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수소 경제 시대를 견인할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