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윤·이현지 금 … “중학생이지만 국가대표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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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스키의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12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겨울체전 알파인 스키 남녀중학부 대회전 경기에서 나란히 1위에 오른 박제윤(15·도암중2·사진右)과 이현지(15·여·중앙여중2·左)는 한국 스키의 차세대 간판이다. 둘 다 2위에 3초 이상 앞섰다. 3초면 거리로는 10m 차이다. 박제윤(1분55초46)의 기록은 남자부 전체 10위, 이현지(2분3초88)는 여자부 전체 6위에 해당한다. 곧장 성인무대에 뛰어들어도 통할 수 있을 정도다.

조용제 상비군 감독은 “두 선수 모두 감각이 남다르다. 과감성과 적응력, 기술은 국가대표 수준이다. 힘이 붙는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갑내기인 둘은 국가대표 상비군 막내라는 점과 초등학교 시절 겨울체전에서 4관왕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점 등 닮은 데가 많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서로를 라이벌로 생각하며 성장해 왔다. 이현지가 “초등학교 때 다른 남자애들은 다 이겨봤는데 (박)제윤이만 못 이겨봐 속상했다”고 말할 정도다.

6세 때부터 스키를 탄 박제윤은 스포츠 집안 출신이다. 아버지 박기호(45)씨는 바이애슬론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며, 어머니 김영숙(44)씨는 88 서울올림픽 여자하키 은메달리스트다. 형 박제언(16·도암중)은 스키 크로스컨트리 선수이자 국내 유일의 노르딕복합(크로스컨트리+스키점프) 선수다. 최근 아버지를 여읜 이현지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운동을 접으려 했으나 기량을 아까워한 주변의 만류로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4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국제 주니어스키대회인 휘슬러컵에서 상위권에 진입을 목표로 훈련 중인 두 선수는 “앞으로 겨울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날 태릉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대학부 1000m에서는 이상화(19·한국체대)가 1분19초22로 우승했다. 전날 500m에 이어 이틀 연속 대회신기록 행진이다. 남자일반부 1000m에서는 이규혁(31·서울시청·1분10초98)이 문준(27·성남시청)에 0.12초 차로 뒤져 은메달에 그쳤다.

평창=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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