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폭죽놀이 불똥 튀어 CC - TV 화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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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중앙방송(CC-TV) 신축 사옥의 부속 건물인 문화센터(44층)가 전소된 원인은 CC-TV 직원들이 위험한 폭죽을 불법으로 터뜨렸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건물은 9일 저녁에 발생한 화재로 골조만 앙상하게 남았다.

베이징시 공안국 뤄위안(駱原) 소방담당 부국장은 10일 “CC-TV 측이 이날 후난(湖南)의 한 폭죽 발사 전문 용역업체를 고용해 신사옥 건축 현장 공터에서 위험도 A급의 폭죽 수백 발을 터뜨리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9일 오후 8시27분쯤 공터에서 쏘아올린 폭죽의 불꽃이 부속 건물인 문화센터 건물 꼭대기에 붙자마자 건물 아래로 불길이 번졌다”고 말했다.

CC-TV 측은 위험도 A급 폭죽을 터뜨리려면 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도 이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물은 거의 완공 단계였지만 소방허가는 아직 받지 않았다. CC-TV는 이날 방송에서 “공사 관련 부서에서 허가 없이 불꽃놀이를 하다 국유 재산에 엄청난 손실을 끼쳤고 교통 체증으로 시민 생활에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공안 당국은 화재 현장에서 수백 발의 남은 폭죽 상자를 압수했고 폭죽을 발사한 CC-TV 관계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공안은 “이번 화재로 소방관 1명이 숨졌고 6명의 소방관과 CC-TV 신축현장 직원 1명 등 7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탄 문화센터 건물이 붕괴될 정도는 아니다”고 전했다.

본관(52층)과 부속 건물로 구성된 CC-TV 신관은 네덜란드의 세계적 건축가 렘 쿨하우스가 설계했으며,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세계 10대 건축물로 선정한 바 있다. 이번에 불탄 문화센터에는 방송사 녹화장과 디지털센터 외에도 문화동방(文化東方·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이 입주할 예정이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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