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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 과하면 독 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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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의 초등학교 입학생 예비소집일. 서울 만리동 봉래초등학교 예비 신입생들이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중앙포토]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겐 신학기를 앞둔 2월이 가장 고민 많은 시기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들이 전하는 ‘학년별로 반드시 신경써야 하는 사항들’에 주목해 자녀교육 고민을 해결하자.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기자

1·2학년 ‘올바른 생활습관 들이기’
 파주 송화초 1학년 담당 김은영(34·여)교사는 “‘내 아이는 어리다’는 전제를 깔고 교육하라”고 당부한다. “넌 이제 유치원생이 아냐. 1학년인데 이런 것도 혼자 못해?”라고 닦달하면 아이들은 오히려 불안감에 휩싸인다고.

 입학까지 남은 20여일동안 생활습관 변화를 자연스레 유도해야 한다. 오전 7시 30분 이전 기상하는 습관을 키워주고, 용변훈련도 시켜야 한다. 김 교사는 “신입생 중 20% 정도가 변비에 걸리고, 수업시간 중 그 자리에서 용변을 해결하는 아이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지나친 선행학습은 독이 될 수 있다. 이런 학생일수록 자기가 아는 부분이 나오면 아는 체를 하다 수업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 동화책에 나온 구절을 이용해 받아쓰기 연습을 시키고 시계보는 방법 정도만 훈련시키면 충분하다. 그는 “2월을 이용해 학습장애의 원인인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 등 기초검진을 미리 받아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3·4학년 ‘내 아이의 성향 파악’
 1, 2학년 때 5개였던 과목수가 9개로 늘어나면서 학습량이 많아지고, 학생에 따라서는 영재교육원 시험과 조기유학을 준비하는 시기다. 서울 압구정초 이기영(53·여·3학년 담임) 교사는 “아이의 성격과 학습적 성향을 빨리 파악해 진로지도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모둠활동이 많아지면서 행동이 느리고 수업내용을 못 알아듣는 학생들은 이른바‘왕따’ 취급을 받는다. 수학과 과학은 1학기 내용 정도는 선행학습을 해 두는 게 좋다. 특히 예비 3학년 학생들은 오는 10월 실시되는 ‘국가기준 기초학력평가’에 대비해 2학년 때 배운 내용까지 복습해야 한다.

 “7~8곳씩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학교를 ‘휴식공간’으로 인식하는 부작용이 있어요.” 무리한 학원스케줄은 자기주도적 학습을 방해한다. 영어·수학·글짓기 등 주요 교과 학원만 선택해 다니는 게 효율적이다. 그는 “영재교육원을 염두에 뒀다면 왜 영재교육원에 들어가는 게 좋은지 자녀와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하라”고 말했다.


5·6학년 ‘상급학교를 염두에 둔 학습전략’

 학습내용이 어려워지고 국제중 입시 등 상급학교 진학에 대한 부담감이 가중된다. 학습에 가장 신경써야 하는 때다. 서울 경기초 김용일(55·6학년 담임) 교사는 “자신에게 알맞은 학습분량을 파악해 골고루, 꾸준히 하라”고 당부했다. 영어는 1주일에 100단어씩 암기하는 습관을 들이고, 수학은 개인별 학습수준을 파악해 적합한 문제집으로 하루 20문항씩 풀면서 수학과 친해져야 한다. 국제중 입시를 준비한다면 내신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5학년 때부터는 영어인증시험 준비와 영어말하기·글짓기 등 각종 대회에 나가 수상실적을 확보하는 것도 필수.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시기이므로 관련된 이야기를 자녀와 함께 나누고, ‘친구’에 관한 개념을 확실히 심어줘야 한다. 컴퓨터 게임이나 휴대폰 사용에 대한 통제도 중요하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게임 속 세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의 성적 향상을 원한다면 부모가 효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bully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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